며칠전에 누군가가 나에게 "결혼을 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어제는 또 다시 미국의 지인이랑 통화중에서 같은 소문을 전해 들었다
이번에는 아예 누구라고 이름까지 알려 준다 (그 사람이 알면 큰일이다)
대학교 졸업반시절 급성 맹장염으로 위생병원에 입원했다가 병원이
폐렴증세를 결핵으로 잘못 진단해서 수술후 회복증에 격리된 독방을 썼던
일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미국에선 내가 결핵3기 환자로 마산 요양병원에서
지낸다는 소문이 났던 기억이 다시 새로워진다
" 큰 음성으로 이르되" 라고 하는 세 천사의 기별을 가진 재림교회는 나에게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방언과 백성에게 전할 영원한 소문을 가졌더라"로 읽어지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다
열흘전부터 오늘까지는 학창시절과 청년시절로 돌아가서 마치 꿈을 꾸는 듯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오십오년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과의 만남
삼십이년만에 만난 앤드류스 신학 동창과의 만남
그리고 다시 오십칠년만에 만난 고등학교 후배와의 만남
서울에서
제주에서
또 화개에서
마치 시계바늘을 오십년전쯤으로 돌려서 다시 걸어보는 아련한 추억의
뒤안길을 함께 걸어가는 기분이었다
그 뒤안길에서 마주친 홀아비 동기 하나는 아마도 십여년 서로 보지 못한
얼굴이었다
우린 시종 서로 여자이야기 보다는 말년을 재미있게 살아 갈 궁리에 몰두했다
내일은 오십년 이상 보지 못한 대학 동창들이 날 찾아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고향을 품고 있는 고국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영원히 보지 못할 얼굴들이
되었을지 모른다
화개의 "십리 벚꽃길"은 오늘과 내일이 피크이다
열흘 남짓한 삼월의 시간들은 나에게 다시 오지 않을 인생으 피크이다
나에관한 소문이 이렇게 나면 좋겠다
"홀아비는 여전히 홀로 분주하고 재미있게 살고 있다"고
"여자를 만나는 일 보다 남자 친구들을 만나는 일이 더 행복하다"고
"갓 김치, 잡채 그리고 소들밥이나 볶음밥 또는 김치국수는 별로 어렵지
않게 잘해 먹고 산다"고
"혼자서 글쓰고 공부하고 산책하고 여행하느라 바쁘다"고
엉뚱한 여자이름 올려서 그 분의 신세 망치게 하거나
세천사의 기별 또한 멍들게 하지 마시라고 부탁하고 싶다
"요상한 소문 열개가 행복한 소문 하나보다 못하느니라"
화개의 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