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한 이야기

by 김균 posted Apr 29, 202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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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이야기

 

요즘 매일 밤낚시를 갔다

우리교회는 낚시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개인 낚싯배를 가진 분도 두 분이나 된다

모두가 인근 섬 출신이라서 어려서부터 낚시를 좋아해서 지금까지다

 

간혹 합회 임원들도 아는 목사님들도 종종 배를 이용하는 것 같다

장로가 목사에게 배삯을 받겠냐? 아님 유류대를 받겠냐?

대접만 하지

 

요즘 바람이 얼마나 불어 재끼는지 낚시가 매우 힘들다images.jpg

 

이번 주는 매일 밤낚시를 갔는데 실적이 영 아니올시다이다

작년만 해도 선상 낚시를 자주 갔는데 이젠 선비가 장난이 아니라서

갯바위를 주로 다닌다

미끼 3천원어치만 사면 11시쯤까지 낚시가 가능하다

생미끼는 주로 초저녁에 사용하고 밤에는 루어의 웜을 사용한다

 

어젯밤에 아름다운 한국 10경 다리를 건너 창선 단항으로 갔다

잔잔한 게 손맛도 괜찮은 편이었다

부지런히 낚고 있는데 한 마리가 물었다 낚아챘다

릴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휙하고 내 낚시를 낚아채는 놈이 있었다

그리고서는 릴의 줄이 소리도 요란하게 찌르르하고 풀려나갔다

아무리 힘을 써도 돌아올 생각을 안 했다

엄청 큰 게 물었다 당기고 풀어주고를 반복했다

왜냐하면 2000번 릴에 원줄은 0.3호 합사이며 목줄은 0.6호 카본이었기에

풀었다 당기기를 반복했다

입에서는 아이고 죽는다 하는 소리가 나왔다

(난 뭐든지 소형에 가는 줄을 사용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난 거대한 농어가 문 줄 알았는데 갈수록 농어 입질은 아니었다

농어는 날뛰고 위로 치솟구치면서 바늘털이를 하는데 이놈은 그게 아니었다

한참을 실랑이 하다가 보니 이놈은 농어가 아니라 수달이었다

내가 낚아 올리는 볼락을 지나가던 수달이 덮친 것이었다

이건 밤새 싸워봐야 덕 될 게 없는 짐승이다

거기다가 수달은 1982년 종 자체를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하였기에

잡으면 골로 간다

 

풀어주기로 했다

낚싯대를 일자로 세워서 줄을 끊으려 했다

팅 하고 빠졌다

줄을 감아보니 낚시가 일자로 뻗어 있었다

수달 그것 한 번 지나가면 한 동안 고기 입질 안한다

20여마리 잡고서 그만 뒀다

잡히라는 고기는 안 잡히고 수달이라니

바다 오리는 두 마리나 잡아 봤지만 수달 걸어보기는 처음이다

같이 간 집사님이 수달 걸었다고 놀린다

내가 이랬다

같은 값이면 대형농어라고 불러달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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