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178 추천 수 1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사십여년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일이 하나 있었다

키가 육칠척은 되어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겨우 걷기를 시작하는

엄마의 젖냄새가 폴폴나는 가장 어린 아이앞에서 무릎을 꿇고

그 어린것과 대화를 나누는데 어린아이가 질문하는 모든 질문에 친절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대화를 이어가는 광경이었다

 

서양의 기사도 (knight)는 강한자에게는 목숨을 걸고 약한자에게는 무릎을

끓는 것이어서 "lady first"는 그런 기사도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동양의 남자됨은 그와는 반대여서 아이들에게나 여자들에게 군림하는 것이

남자의 권위이고 약자에게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것 보다는 침묵하는 쪽이

그 권위에 어울리는 관습이었다

 

그래서 의사들은 질병에 대하여 자신들보다 무식한 환자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잘 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과묵한 것이 남자의 미덕이고 "노오란 샤쓰입은 말없는 그 사람"이 남자의

매력이었다

 

이러한 동양적 남성상을 간직한 내가 미국에 가서 받은 문화적 충격중에 하나는

남자들이 여자들과 전혀 다르지 않게 말을 많이 하는 것을 보고 느낀 것이다

 

경상도 남자들이 하루 세마디밖에 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미국적 문화에서

보면 정신적 장애인으로 분류되어야 할 판이다

 

동양의 신사들보다 서양의 신사들이 말을 더 많이 한다

말은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푸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양의 신사들 보다 더 많은 말을 하는 존재가 있다

하나님이다

아예 자신의 이름을 "말씀"이라고 선언하고 그것으로 세상을 지었다

라고도 선언하신다

그것도 모자라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라고 발전하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놀라운 표현이고 놀라운 기별이다

 

식물은 말이 없다 아니 말을 하지 못한다

동물은 소리를 낸다 그러나 소리가 말은 아니다

사람은 말을 한다 동물보다 뛰어난 기능을 가진 덕분이다

하나님은 말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말"이라는 존재이다

 

그렇다면 말을 더 많이 하는 서양남자들이 말을 더 적게하는 동양남자 보다

우월한가?

동양과 서양을 고루 살아 본 나는 이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기 싫다

각자가 알아서 판단 하라고 말하고 싶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logos 라고 하는 언어이고 "말"이다

육척이 넘는 키를 꺾어 무릎을 끓고 아이가 아이의 수준으로 다 이해할 때 까지

구푸려 있던 그 서양남자 못지않게 하나님은 우리에게 구푸려 다가 오셨다

 

엄청난 양의 글로서 "말"을 기록하더니 그 기록들이 "곧 나에게 대하여 말하는도다"

라고 했다

그리고 글로써 못다한 표현을 완성하기 위해서 발가벗고 피를 흘리면서 

가장 쳐다보기 좋은 높이에서 자신의 발가벗은 몸을 달아 놓았다

아마도 거기서  "다 이루었다"고 한 말은 "다 보여 주었다" 일 것이다

 

그가 하나님의 사랑 즉 아가페라고 하는 것을 다 표현한 후에

"그래도 나에게로 오지 않을래?" 라고 묻는 것이 하나님의 마지막 물음이다

식물은 그 앞에서 말이 없고 동물은 소리만 지를 뿐이다

그러나 믿는자들은 반드시 감사와 찬양으로 떠들썩한 표현을 마땅히 해야

할 것이다

 

"주 예수여! 속히 오시옵소서!"

 

  • ?
    반달 2024.05.15 08:03
    아이고! 이렇게도 글을 잘잘 쓰실가!
    바람님 덕분에, 민초에 다시 방문합니다.
    Have a happy and great day, (young Kim)
  • ?
    반달 2024.05.16 14:09
    글쓰기란 엄숙한 일이다.
    그러나 글을 어떻게 쓰느냐는 더욱 엄숙한 일이다.
    글을 잘쓰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잘못쓰면 죽이기도 한다.
  • profile
    fallbaram. 2024.05.17 01:33
    반달님의 칭찬에 어깨 부러질 뻔 했읍니다
    그래서 더욱 엄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Date2014.12.01 By김원일 Views8551
    read more
  2.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Date2013.04.07 Byadmin Views38607
    read more
  3.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Date2013.04.07 Byadmin Views54362
    read more
  4. 필명에 관한 안내

    Date2010.12.05 Byadmin Views86224
    read more
  5. 김운혁님의 글들을 다른 장소로 옮겼습니다.

    Date2024.02.20 By기술담당자 Views225
    Read More
  6. 산자와 죽은자

    Date2024.02.29 Byfallbaram. Views337
    Read More
  7. 산자와 죽은자 사이에 드려진 제사

    Date2024.03.01 Byfallbaram. Views231
    Read More
  8. 먼저 온 것과 나중 온것이 하나가 되는

    Date2024.03.02 Byfallbaram. Views230
    Read More
  9. 한마리 유기견의 기억

    Date2024.03.03 Byfallbaram. Views239
    Read More
  10. 홍매화

    Date2024.03.04 Byfallbaram. Views336
    Read More
  11. 아! 여기 숨어 있었군요

    Date2024.03.07 Byfallbaram. Views231
    Read More
  12. 그리움

    Date2024.03.10 Byfallbaram. Views254
    Read More
  13. 부전자전

    Date2024.03.14 Byfallbaram. Views260
    Read More
  14. "O" 목사

    Date2024.03.15 Byfallbaram. Views335
    Read More
  15. 행여 이 봄이 마지막이라고 해도

    Date2024.03.16 Byfallbaram. Views233
    Read More
  16. 일요일 쉼 법안

    Date2024.03.17 By들꽃 Views216
    Read More
  17. 소문

    Date2024.03.31 Byfallbaram. Views246
    Read More
  18.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

    Date2024.04.07 Byfallbaram. Views282
    Read More
  19. 먼저 준 계명과 나중에 준 계명

    Date2024.04.17 Byfallbaram. Views234
    Read More
  20. 배려와 권리 사이

    Date2024.04.18 Byfallbaram. Views180
    Read More
  21. 안식일의 완성

    Date2024.04.24 Byfallbaram. Views187
    Read More
  22. 독서의 불편

    Date2024.04.24 By들꽃 Views265
    Read More
  23. 길이란

    Date2024.04.26 Byfallbaram. Views167
    Read More
  24. 교단 사역역자에 대한 비난

    Date2024.04.30 By들꽃 Views79
    Read More
  25. 감리교단의 동성애 목회자 허용

    Date2024.05.03 By들꽃 Views101
    Read More
  26. 한국남자 서양남자 그리고 그 남자

    Date2024.05.05 Byfallbaram. Views178
    Read More
  27. 오늘은 야외예배를 가는 날

    Date2024.05.17 Byfallbaram. Views4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Next
/ 23

Copyright @ 2010 - 2024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