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6.10.11 01:45

멈추어 다오.. 제발

조회 수 20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또 걸렸다.


연이어 세 차례나 더블 제로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베팅을 한 나로서도 믿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배당률 35배. 단 세 번의 베팅만으로 처음의 백 달러는 어림잡아 4만 불이 넘어 있다.

4만 불에 35배면 150만. 설마 하는 표정으로 사람들은 내 손끝만 바라본다.

그래, 여기서 또 더블 제로에 올인을 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더블 제로에 칩을 전부 내려놓는다.

인생은 한 방이야, 라거나 내 운을 시험해 보자, 라는 식의 마음이 아니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내게는 확신이 있다. 이번에도 공은 더블 제로에 멈출 거라는 확신.

누구도 이해할 수 없지만, 아무튼 다음 판도 명백한 나의 승리다.
 

모든 칩이 더블 제로에 쌓이자 구경꾼 무리에서 코웃음 치는 소리가 난다.

하긴 그럴 만도 하겠지. 네 번 연속으로 더블 제로가 나올 확률은 모르긴 해도 로또 일등만큼 희박할 테니까.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보다 확률이 높은 더즌에 베팅하거나, 아니면 이대로 게임을 접는 게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더 걸고, 더 벌어야만 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끝까지 베팅해야 하며,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나의 승리가 보장되어 있다.

내가 공의 위치를 예측하는 게 아니라, 내가 베팅한 대로 공이 맞춰주는 느낌이다.
 

딜러가 룰렛을 힘차게 돌린다. 검정과 빨강이 잔상으로 남아 검붉은 색으로 보이기 시작하자,

세련된 손놀림으로 공을 떨어뜨린다. 차르륵 소리를 내며 룰렛과 마찰하더니 금세 한 칸에 들어가 버린다.
이번에는 코웃음 대신 탄성이 들려온다.
볼 것도 없이 더블 제로다.
 

딜러의 귀가 벌겋게 달아오른다.

150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 정도까지는 정말 운이 좋은 고객이 몇 년에 한 번 정도는 따 가는 액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나는 망설임 없이 또 더블 제로에 150만의 칩을 올린다.

다른 사람이 놓을 공간도 없이 칩은 수북하게 쌓인다.

여기서 따면, 5천만 정도 되나?

더 이상 구경꾼들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는다.

이제 다른 사람들은 차마 베팅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딜러와 나의 일대일 싸움이다.
훈련이 잘 된 딜러는 여전히 세련된 손놀림으로 공을 떨어뜨린다.

그 순간 눈을 감는 사람들도 있다.

어쩌면 딜러도 눈을 감고 싶었을지 모른다.

점점 룰렛의 회전이 느려지면서 공의 위치가 시야에 들어온다.
룰렛이 멈추기 전에, 우락한 손이 내 옆에서 슥 들어온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양해를 바란다는 정중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강한 힘에 눌려 꼼짝도 할 수가 없다.

내 몸을 뒤지던 손은 멋쩍게 룰렛판과 공까지 유심히 들여다본다.

아무런 트릭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를 하고 사라진다.
 

그래, 의심할 만도 하지. 다섯 번 연속 더블 제로라니.
나는 5천만이 넘는 칩을 다시 더블 제로에 올려두고 딜러에게 손짓을 한다.

화장실에 다녀올 때까지 잠시 멈춰달라는 뜻이다.

딜러는 이제 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다. 느긋하게 허리띠를 풀고 소변기 앞에 선다.
맥주를 많이 마셨는지 한참 동안 나온다.

소변을 보는 동안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용변을 마치고 나간다.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는다.
뭔가 이상하다.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 시원한 느낌조차 없다.
이제는 멈출 수도 없다.

수도꼭지를 최대로 틀어놓은 것 같다.

어서 룰렛 앞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게 무슨 일이지.
어쩔 수 없이 앞을 응시하고 보니 화장실 벽이 이상하다.

타일이 아니라 시멘트 벽돌로 되어 있다. 이런 고급 카지노에서 벽돌 화장실이라니?
현실감이 없다.
 

그런데 나는 왜 여기서 게임을 하고 있는 거지?
의식의 너머에서 사이렌 소리 같은 게 들린다.
매일 아침마다 들어왔던..

낯익은 소리다.


  1.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Date2014.12.01 By김원일 Views8666
    read more
  2.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Date2013.04.07 Byadmin Views38735
    read more
  3.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Date2013.04.07 Byadmin Views54611
    read more
  4. 필명에 관한 안내

    Date2010.12.05 Byadmin Views86363
    read more
  5. 우연히 듣게된 이 동영상^^

    Date2016.10.03 By내게는 놀라움으로 Views315
    Read More
  6. 재림교 6대 DNA교리 명암 꿰뜷어 보기, 십계명(구원론) 이슈 15

    Date2016.10.03 By민초1 Views325
    Read More
  7. 교회는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한다.

    Date2016.10.03 By민초1 Views375
    Read More
  8. lburtra 님께서

    Date2016.10.03 Byfallbaram Views450
    Read More
  9. 여성, 불확실성 앞에 가상의 적이 되다

    Date2016.10.03 By여성 Views161
    Read More
  10.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십자가를 메겠소

    Date2016.10.04 By김균 Views419
    Read More
  11. 나를 부르는 소리에

    Date2016.10.04 By바다 Views460
    Read More
  12.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Date2016.10.04 By항거 Views153
    Read More
  13. 초대를 거절한 이유.

    Date2016.10.04 By어떤초대 Views253
    Read More
  14. 짐승이 많이 나타남

    Date2016.10.04 By빛과 어둠 Views186
    Read More
  15. 세월호 참사 당시 지시사항 미담자료 모아 제출하라

    Date2016.10.04 By빛과 어둠 Views71
    Read More
  16. 죽음도 사기 치는 시대

    Date2016.10.05 By인생마감 Views257
    Read More
  17. 싸우는 사람들

    Date2016.10.05 By굶어 Views179
    Read More
  18. 옛날 옛적에

    Date2016.10.05 By김균 Views408
    Read More
  19. 헐~~~

    Date2016.10.05 By Views188
    Read More
  20. 서북미 연합여성선교회 자선음악예배

    Date2016.10.06 By여성 선교회 Views117
    Read More
  21. 기술담당자님

    Date2016.10.06 By바다 Views162
    Read More
  22. 물대포

    Date2016.10.06 By물전쟁 Views177
    Read More
  23. [History-1] . . 091316 천 개의 비밀 어메이징 스토리 명나라를 뒤흔든 최악의 스캔들 개로왕의 위험한 내기

    Date2016.10.06 Byeducational Views253
    Read More
  24. 아이고~

    Date2016.10.06 By산울림 Views181
    Read More
  25. 세월호 법안에 관한 이런 의견도 있네요

    Date2016.10.07 By세천사 Views105
    Read More
  26. 애국자와 아닌자들

    Date2016.10.07 By애국자 Views82
    Read More
  27. 가을이 남긴 흔적

    Date2016.10.07 By지용 Views147
    Read More
  28. "자백" 시사회...민초가족들 꼭 보시길....

    Date2016.10.07 By조작 Views219
    Read More
  29. 거길 왜 갔냐고요? 세 아이의 아빠라서요...참 향기로운 가족.

    Date2016.10.07 By의로운삶 Views282
    Read More
  30. 차바가 가져온 풍경

    Date2016.10.07 By대고산 Views233
    Read More
  31. 이럴땐 어찌 해야 하나요 ?

    Date2016.10.07 By황당 Views225
    Read More
  32. 무당 도 웃고 자빠 지겠습니다

    Date2016.10.08 By박성술 Views352
    Read More
  33. [장정일 칼럼] 흑인들은 엎드려도 총에 맞는다

    Date2016.10.08 By절반 Views199
    Read More
  34. 오늘의 우주회의

    Date2016.10.08 By김균 Views277
    Read More
  35. 예언 아님 어디 계세요?

    Date2016.10.08 By달이 밝아 Views237
    Read More
  36. 진설병과 안식일

    Date2016.10.09 By지경야인 Views219
    Read More
  37. 10월

    Date2016.10.09 By바다 Views215
    Read More
  38. 편협주의, 배타주의 그리고 정체성.

    Date2016.10.09 By백근철 Views359
    Read More
  39. 국가정보원을 해부해버린 남자

    Date2016.10.09 By미디어 Views162
    Read More
  40. 성화하거나 성화하려하는 사람들의 언행

    Date2016.10.09 By김균 Views308
    Read More
  41. http://m.cafe.daum.net/sinnara1000

    Date2016.10.09 By바보들 Views442
    Read More
  42. 인명진 (우리민족서로돕기 대표) "北 수해지원 마땅, 컵라면으로 핵 만들겠나?"

    Date2016.10.10 By(사)평화교류협의회[CPC] Views181
    Read More
  43. [ 100℃ 인터뷰 ] “북한 수재민 돕는 건 민족 자존심 문제”

    Date2016.10.10 By(사)평화교류협의회[CPC] Views812
    Read More
  44. 퇴색의 진실

    Date2016.10.10 Byfallbaram Views299
    Read More
  45. 오늘 읽은 어떤 말: 배교는 이렇게 형성된다.

    Date2016.10.10 By김원일 Views344
    Read More
  46. [중앙시평] 북한 수재민 구호, 인권 문제로 바라보자

    Date2016.10.10 By(사)평화교류협의회[CPC] Views130
    Read More
  47. 멈추어 다오.. 제발

    Date2016.10.11 By산울림 Views202
    Read More
  48. [백근철] 시대의소망 - 유다의 실수

    Date2016.10.11 Byhm Views284
    Read More
  49. [music-1] . . Hallelujah -- Andre Rieu

    Date2016.10.11 Byinspiredmusic/art Views98
    Read More
  50. 가공의 진실

    Date2016.10.11 Byfallbaram Views348
    Read More
  51. "가난한 백성을 너의 중에 남겨 두리니" (스바냐 3:12) = 평화교류협의회가 북한 수해를 말하다 (첨부파일: 아래아한글, MS Word)

    Date2016.10.11 By(사)평화교류협의회[CPC] Views162
    Read More
  52. 하나님이 되고 싶은가?

    Date2016.10.11 By청지기 Views384
    Read More
  53. 매일 독을 먹이는 기업, 당신이 절대 모르는 이유

    Date2016.10.12 By생명 Views122
    Read More
  54. 삼포 영감님

    Date2016.10.12 Byfallbaram Views249
    Read More
  55. 함부로 하나님 만들면

    Date2016.10.12 By김균 Views250
    Read More
  56. 나의 신은 똥구두(악화)

    Date2016.10.12 ByYerdoc Views191
    Read More
  57. 이상구박사님께서 말씀하셨던 <무조건적 사랑>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Date2016.10.12 By예언 Views318
    Read More
  58. 하나님 되고 싶은가?

    Date2016.10.12 By김균 Views215
    Read More
  59. 새치기하는 인간들

    Date2016.10.12 By김균 Views399
    Read More
  60. 예언님! 예언님!

    Date2016.10.13 Byleesangkoo Views425
    Read More
  61. 하나님의 有 조건적인 사랑 ?

    Date2016.10.13 By민초1 Views340
    Read More
  62. 연습

    Date2016.10.13 By김균 Views310
    Read More
  63. 동영상 연습

    Date2016.10.13 By김균 Views236
    Read More
  64. (좌탈 - 김사인)

    Date2016.10.14 By박성술 Views176
    Read More
  65.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조사심판

    Date2016.10.14 By김균 Views306
    Read More
  66. 장마와 비둘기 - 맞는 놈, 때리는 놈, 방관하는 놈

    Date2016.10.14 By아기자기 Views234
    Read More
  67. 왜 '조사심판'이며, 왜 '재림 전 심판'인가?(20090831)-1

    Date2016.10.14 By김균 Views161
    Read More
  68. 조사심판을 왜 두려워하고 왜 부정하고 왜 없애려하고 왜 아니라고 하는가?

    Date2016.10.14 By재림성도 Views191
    Read More
  69. 남자가 힘든 일을 안해도 되는 방법

    Date2016.10.15 By예언 Views115
    Read More
  70. 어째서 보수기독교인들이 성폭력에는 관대한가?

    Date2016.10.15 By김주영 Views212
    Read More
  71. 재림교회의 조사심판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는 문제들-2-(20090902)

    Date2016.10.15 By김균 Views263
    Read More
  72. 죽여주는 여자

    Date2016.10.15 By화녀 Views164
    Read More
  73. Beautiful Chinese music Instrument Endlesslove 10 different songs

    Date2016.10.15 By눈뜬장님 Views94
    Read More
  74. 안식일 교회 신앙살이 너무 힘들다

    Date2016.10.15 By박성술 Views364
    Read More
  75.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when they go low, we go)”

    Date2016.10.15 By종결자 Views378
    Read More
  76. 대총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염병할 작태

    Date2016.10.15 By김원일 Views430
    Read More
  77. 그리고 오늘 라시에라대학교회 담임목사(여자!)는 설교를 끝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Date2016.10.15 By김원일 Views364
    Read More
  78. 9/11-거짓에 가려진 진실- 이걸 보고도 음모론으로 치부한다면 정말 대책없이 순진한 사람이다.

    Date2016.10.15 By눈뜬장님 Views173
    Read More
  79. 윤동주 - ' 십자가'

    Date2016.10.15 By전용근 Views29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23

Copyright @ 2010 - 2024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