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151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침 안개 속에 다가오신 님

 

 

40년쯤 전의 이야기다

사업을 한답시고 까불다가 다 말아 먹고 빈털터리가 됐다

내가 예수 안 믿었다면 아마 그 때 자살이라도 하고 말았을 거다

사람들은 혹시 나와 눈이라도 마주치면 돈 이야기 할까 놀래서 전화도 안 했다

그만하면 죽으려고 생각했단 말이 이해가 될 거다

마음을 달랠 수가 없었고 그래서 동네 연못으로 낚시를 갔고

낚으면 냉동고에 차곡차곡 넣었다가 삶아서 국으로 먹었다

 

 

물안개 낀 호수에서

 

 

 

 

세상을 가슴에 안고

그렇게 살던 때가 있었다

퇴색되어 가는 인간의 한계에

내가 동화되어 가던 때가 있었다

 

 

모든 것 버린다고

입으로 다짐하던 날들

행위의 업보마저 짊어지고

서성이던 그 호숫가에는

지금도 못 잊어 두고 온

잔챙이 같은 내 삶의 편린들

 

 

세월을 낚았었다

그 숱한 땀방울 속에서

나는 나를 거절하기도 했다

그 속에 그대가 들어오기란 너무 힘들어

주위를 맴돌면서 말했던 것

나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물안개 낀 호수는

언제나 포근하게 나를 안아준다

세파에 찌들고

인간에게 버림받았던 그 시간들을

조용히 반추하길 바란다

그리고 훨훨 벗어 던지라 말한다

 

 

 

 

내가 다른 잡기보다 낚시를 즐기는 것은 오랜 세월을 낚시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학 다닐 때 제명호에 사택 아이들이 뿌려놓은 민물고기 주로 낚았다

식당에서 밥알 남은 것 얻어서 기숙사 대빗자루에 청량리에서 사온 낚싯줄을 매달고

제법 많이 낚았다

신 교장이 동창이라서 학교너머 담터에서 살았는데 그 집에 가서 튀겨 먹기도 했다

 

 

하루는 아이가 다니는 경산의 영남삼육을 다녀오다가

밀양의 한 낚시점을 갔는데 퇴로못에 낚시가 잘 된다고 했다

그래서 여러 번 다녔는데 어느 날도 시간을 내서 갔었는데 그 큰 저수지에 나 혼자였다

그날따라 고기는 안 물고 처량하게 앉아 있으니 서글펐다

밤은 깊어가고 찬미를 부르다가 기도를 하다가 또 찬미를 부르다가를 밤새껏 계속했다

나중에는 기도가 악다구니가 됐다

하나님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좀 비껴가시면 안 되나요?

 

 

어둠이 가시기 시작할 때까지 악다구니는 계속됐다

야곱이 압복강가에서 씨름하다가 환도 뼈를 부순 것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남은 것은 매달림뿐이었다

하나님도 기가 찼을 것이다

일은 지가 저질러 놓고 안 되니까 나에게 그 핑계를 대냐? 하셨을 것이다

그래도 탕자를 안으시는 분임을 알기에 밤새껏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했다

 

 

어둠이 걷히고 아침이 밝아오자 물안개가 피어올랐다

퇴로 못 서쪽에서 피어오르던 물안개가 내가 앉은 동쪽으로 이동하는데

난 그만 기겁을 했다

물안개가 모습이 사람 모습이었다

다가오는 한 사람 나는 갈릴리 호숫가에서 그의 제자들을 만나시던

바로 그분 예수의 모습을 봤다

나에게로 다가오시면서 속삭이셨다

버려라 욕심을, 버려라 집착을.....그리고 나를 따르라

 

 

그날의 감격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한다

앞을 바라 볼 수도 없고 뒤로 물러 설 곳도 없는 나에게

버리라고 하시는 그 말씀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한다

나는 아침 내내 그 저수지에서 울고 앉아 있었다

내가 탈북자 돕기를 하면서 천사의 도우심을 너무도 많이 받았던 것도

이 날의 감격이 나를 영적 인생을 새로 살도록 인도하셨기 때문이라고

나는 평생을 감사하면서 살아간다

 

 

우리들은 이런 비슷한 경험을 다 할 것이다

그래서 신앙이 더욱 돈독해지고 절대로 떠나지 않을 그런 신앙으로 승화 시킨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비록 어려운 삶이지만 즐겁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김원일 2014.12.01 8541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7 38590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7 54350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6210
1073 엄마는 그럴 줄 몰랐습니다 - 패러디 시 아기자기 2017.05.14 124
1072 언행으로 드러나지 않은 .......마음속 죄로 인하여....... 처벌받지는 않는다. 2032(순) 2016.09.07 130
1071 언제나 시작하는 또 다른 말세와 조사심판 1 file 김균 2017.01.23 575
1070 언론사 공동 팩트체크, 홍준표 거짓말 가장 많았다 쟁이 2017.05.18 88
1069 언론개혁은 이 사람들 부터 ! 노갈 2017.05.22 134
1068 억울한 누명을 쓴 하나님의 항변-I 1 정 석 진 2017.09.23 145
1067 어째서 사람들은 거짓 소문을 쉽게 믿고 열심히 퍼나르는 것일까? 3 김주영 2016.12.14 343
1066 어째서 보수기독교인들이 성폭력에는 관대한가? 2 file 김주영 2016.10.15 188
1065 어제는 fallbaram. 2017.09.27 122
1064 어이쿠~ 하나님, 웬 고기를? 배고픈데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3 눈장 2017.04.22 189
1063 어머니 덕분이다 1 다알리아 2023.05.18 221
1062 어리숙한 사람 2 동화 2016.12.10 191
1061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중국인 잠수부 밤마다 무언가 꺼내와" 도둑님 2016.12.11 138
1060 어떻게 생각 하세요? 2 댓글 2017.05.16 199
1059 어떤 푸념 시골생활 2017.09.05 97
1058 어떤 우유를 먹일까? 5 김균 2017.03.30 240
1057 어떤 신학생이 내게 보낸 문자 2 김원일 2017.10.19 447
1056 어느싸이트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보며 책임감을 느낍니다. 나도 공범입니다. 공범공감 2016.11.26 171
1055 어느 특별한 결혼식에 읽혀진 시 1 무실 2021.08.11 212
1054 어느 얼간이 재림교인이 '화잇의 무오설'을 믿으며 화잇을 '신격화'(???)하는지 찾아 오시라! 6 비단물결 2017.09.28 305
1053 어느 거리음악가의 영혼을 씻겨주는 노래 한곡 "YOU RAISE ME UP" - MARTIN - still 2016.12.07 150
1052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김균 2018.01.25 605
1051 얘들아, 내가 후일에 음식가림법을 폐지할 것이니 그때가서 자유롭게 먹으며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해라! 1 눈장 2017.04.23 167
1050 양백(兩白), 도(稻), 삼풍(三豊), 토(土), 미(米), 황(黃),백의(白衣)... 해월 황여일의 예언 (해월유록 ) 현민 2017.01.01 54
1049 애자 소나무 2017.10.31 141
1048 애비는 유신,.......옷 갈아입는 데는 귀신..국민들은 실신...ㅋ ㅋ ㅋ 그네접신 2016.10.26 142
1047 애덤 스미스 - 공감대로서의 도덕 (24) 2 곰솔 2017.01.27 149
1046 애국자와 아닌자들 애국자 2016.10.07 62
1045 암환자 죽으러 갔는데 살아서 돌아왔다 7 백향목 2016.09.20 210
1044 알듯 모를 듯한 세 천사 기별 2 들꽃 2020.09.19 191
1043 안희정 “반기문, 눈치보느라 자신이 모시던 대통령 조문도 안한 사람” 1 who 2016.12.20 138
1042 안철수 "노무현 '참 나쁜 대통령'이라던 박근혜, 최순실 덮으려는 의도" 분권 2016.10.24 83
1041 안식일의 완성 fallbaram. 2024.04.24 166
1040 안식일은 십자가의 그림자인가? 1 김균 2020.05.15 198
1039 안식일은 무엇을 의미 하는가? 1 하주민 2017.07.07 189
1038 안식일(9) 두 안식일 1 김균 2020.09.07 133
1037 안식일(7) 유대인의 안식일 김균 2020.04.23 67
1036 안식일(6) 너희의 도망하는 일이 김균 2020.04.11 68
1035 안식일(5) 나의 종교 그리고 너의 종교 7 file 김균 2018.12.30 476
1034 안식일(4) 미래의 종교 1 file 김균 2018.12.29 227
1033 안식일(3) 율법의 종교 file 김균 2018.12.29 215
1032 안식일(2) 생활의 종교 file 김균 2018.12.28 250
1031 안식일(1) 쉼의 종교 1 file 김균 2018.12.27 300
1030 안식일 준수자 전체가 편협하고 광신적인 사람으로 취급받게 하는 사람 무명 2017.05.01 161
1029 안식일 교회 신앙살이 너무 힘들다 12 박성술 2016.10.15 324
1028 안식교인들 구약 잘 안다며? 이런 주제로 설교하는 안식교 목사 있는가? 그의 발에 입맞추리... 김원일 2017.12.16 436
1027 안식교를 떠나거나 아니면 적어도 잠시 좀 멀리 벗어나보고 싶은 그대에게--수정 (조회수 22 이후) 김원일 2017.10.24 511
1026 안식교 목사 그대들 중 이런 수녀 있는가. 돼지고기 같은 소리 그만 하고. 2 김원일 2017.04.22 315
1025 안식교 Trans-European 지회 행정위원회가 대총회에 대고 한 말. 한국연합회, 쿠오바디스? 김원일 2017.02.21 290
1024 안녕하십니까? 2 fallbaram. 2020.10.25 187
1023 안녕하십니까. 한 동안 자리를 비웠던 이 누리 "주인장" 김원일입니다. 김원일 2021.01.19 137
1022 안녕하세요. 1 하이 2016.11.20 126
1021 안내의 말씀 2 안내문 2017.10.18 581
1020 안교공과의 질문과 가능한 대답 들꽃 2020.10.17 91
1019 악플에 시달리다가 이곳을 떠난 누리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 누리 등록제로 바뀝니다. 필명 허용은 물론 계속 유지합니다. 1 김원일 2017.10.19 264
1018 악의 평범성 (Banality of evil)--사랑하는 내 모국의 아이히만, 김기춘 간신, 역적 1 김원일 2017.02.13 177
1017 아침부터 이 멋진남자 이야기를 또 봅니다 오늘은 왠지 저도 자중하고 자중하고 또 자중하고 싶어집니다 1 heeyoung 2016.10.26 187
» 아침 안개 속에 다가오신 님 김균 2020.09.07 151
1015 아이고~ 산울림 2016.10.06 127
1014 아연질색 초등생 2016.11.01 177
1013 아야금의 가야금 연주와 노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마음파동 2017.10.16 78
1012 아브라함 아 소는 누가 키우냐 ? 8 박성술 2016.09.23 217
1011 아무리 여름이 덥지만 3 김균 2018.08.09 215
1010 아무리 생각해도 들꽃 2020.08.09 103
1009 아무리 멍청한 목사의 멍청한 설교라도... 1 김원일 2017.10.24 375
1008 아름다운 성직자. 에르미 2018.09.16 197
1007 아름다운 강산 지경야인 2017.01.02 87
1006 아래에 "기술담당자님, 질문있습니다" 라고 질문한 궁금입니다. 답변에 댓글을 달았지만, 주의를 환기시키는 의미에서 이곳에도 올립니다 3 궁금 2016.09.15 141
1005 아들 2 박희관 2020.05.07 148
1004 아담에게 드리는 노래. 바이블 2020.08.03 69
1003 아, 정말 열 받네. 유행가? 골프? 영화? 간음? 하고 싶으면 해. 싫으면 말고. 확 그냥 다 지워버려? 2 김원일 2016.09.21 332
1002 아! 하늘이 내려준 나의 배필이여!  결혼 30주년 공개 서신 선한이웃 2017.04.02 203
1001 아! 여기 숨어 있었군요 fallbaram. 2024.03.07 224
1000 아! 기독교 1 김균 2020.07.29 119
999 아 가을인가! 9 fallbaram 2016.10.21 231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23 Next
/ 23

Copyright @ 2010 - 2024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