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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7 06:27

물에 빠진 새앙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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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새앙 쥐

 

낚시 코너에 실린 글들을 캡쳐해서 저장해놨는데

그게 몽땅 증발해 버렸다

찾을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생각나는 대로 몇 개 써 볼 생각이다

 

나는 늦가을부터 봄까지는 볼락을 낚으러 다닌다

볼락 계절이 지나면 다른 루어낚시를 한다

민물에서 쏘가리 꺾지를 낚고 바다에서는 연체류를 낚는다

그러다가 간간이 바다로 감성돔 그리고 벵에돔을 낚으러 간다

물론 예전에는 감성돔 낚시만 주로 했는데 나중에는 벵애돔 전유동도 했다

시작은 붕어 낚시 였고 바다로 갔다가 다시 민물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러다가 붕어 낚시에 열을 올려서 하루아침에 월척을 33마리 낚은 적도 있다

내가 평생을 다녀도 월척을 한 마리도 못 낚았는데 그 저수지가 미쳤는지

나에게 그렇게 많이 선물했다

그 이후 부산 마산 전국으로 소문이 나서 결국 저수지는 황폐됐다

지금도 내 자리에 앉았던 부산 사람이 그것을 못 잊어 전화한다

붕어 낚여요? 하고 말이다

오늘은 볼락낚시 한 가지 에피소드이다

 

사무실에서 한 참 일을 하고 있는데 직원이 친구왔다고 한다

문쪽을 보니 약사 친구가 손가락을 까닥댄다

밖으로 나갔더니 다른 친구도 와 있는데 외섬에 볼락이 잘 낚이니까

가자고 한다

그래서 다음 날 일찍 그 자리를 선점하러 가기로 했다

아침 출근하면서 낚시 짐을 싸 가지고 나왔고 점심시간 전에 외근부도 달았다

회사에서는 오늘은 어디로 낚시 가냐 묻길래 잘 모른다고 둘러댔다

 

미끼를 사고 김밥을 사고 그리고 3월 중순이니까 나무와 불을 붙일 석유까지 샀다

-그런데 하도 김밥을 많이 먹어서 한동안 김밥이 보기조차 싫었다-

12시가 못 되어서 우리는 떠났다

외섬 앞의 작은 바위에 짐을 내리고 자리를 선점한 후에

밤에 불 피울 준비까지 마쳤다

이젠 해만 떨어지면 우리 앞에 볼락이 바글거릴 것이란 기대감에 젖어 있었다

 

오후가 깊어가고 해가 지기 전에 우리 앞의 작은 여에 어떤 사람들이 내린다

내가 고함을 질렀다

거기 배만 지나가도 물이 차는데 죽으려고 환장했어요?

들물 받히면 물속으로 들어가는 그렇게 작은 여에 내린 것이다

 

해가 지려고 하는데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바꿨다

뒤에서 솔솔 불던 바람이 앞에서 몰아치는 급새로 말이다

앞의 여에 내린 사람들이 죽는다고 고함을 치고 배가 와서 철수를 시켰다

우리는 나무를 옮기고 섬 꼭대기로 올라갔다

그러나 파도는 더 거칠어져서 섬 꼭대기도 안전하지 않았고

가지고 간 나무는 바닷물에 젖어 아무 쓸모가 없게 되었다

 

우리는 섬 뒤편으로 내려와서 위에서 퍼붓는 바닷물을 그대로 맞았다

여에서 피신 온 3사람은 담요를 꺼내어서 들고 있었는데

바닷물이 배어나오니 천근 무게가 됐다

한 사람이 못 하겠다고 하자 다른 이들도 포기했다

 

2월 바닷물은 엄청 찼다

우리는 그냥 앉아서 바위를 넘어 퍼 붓는 파도를 그대로 맞았다

빼 속까지 시렸다 나는 날씨 좋다고 우의를 가져오지 않은 것을

얼마나 후회한지 모른다

초저녁부터 밤새껏 두들겨 맞았다 간간이 신발을 벗어서 물을 버렸다

한참을 고생하다가 시계를 봤다 겨우 5분 지나갔다

실제로 불알이 추워서 밤톨보다 작았다

내 친구는 얼마나 몸부림 쳤는지 호주머니 지갑이 바다에 빠진 것도 몰랐다

죽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문당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렇게 밤새껏 개고생을 하고 있는데 새벽 4시가 되니 배가 왔다

배를 탔더니 젖은 옷에 배 안은 더 추웠다 뼈가 부서지는 것 같았다

웅크리고 앉아서 독백을 했다

내가 다시 낚시를 가면 성을 갈겠다이 소리를 연발하고 있었다

두어 시간 후 배가 부산 남항을 들어오는데 해가 돋았다

해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처음 알았다

배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데 길바닥이 치솟아 올라갔다

평생 안하던 배 멀미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랬다

이젠 낚시 가면 아무리 날씨가 좋아도 우의를 꼭 가지고 다녀야지

배에서는 낚시 가면 성을 갈겠다고 다짐다짐해 놓고서 말이다

그리고 우의를 가지고 다녔는데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다

그래 준비해 가면 쓸 일 없고 준비 안 해 가면 꼭 골병들이더라.

 

백두대간하면서 지리산 종주 34일중 날씨 좋다고 일기예보하길래

우의 안 가지고 갔는데 세석을 지나서 비를 만났다

지나치는 어떤 사람이 불쌍히 여겨 2000원짜리 우의를 하나 공짜로 줬다

그것 입고 천왕봉 가서 사진을 찍었더니

완전히 거지였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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