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지난 2월 13일부터 5박 6일 동안 구수정씨가 이끄는 베트남 사회적기업 '아맙'과 함께 '베트남 평화기행'을 진행했습니다. 전쟁피해자를 직접 만나며 진행한 평화기행은 베트남이 아닌, 우리 대한민국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꼭 닮은 역사를 가졌으나 비극으로 맺어질 수밖에 없었던 두 나라의 서글픈 이야기를 5회에 걸쳐 전합니다. -기자 말

지금껏 연재하면서 적지 않은 이들이 원고료를 보내주셨다. 공감해주는 것만큼 힘 되고, 좋은 일이 있을까? 지면을 통해 이번 연재기사의 모든 원고료를 베트남 민간인 학살 위령제에 쓸 수 있도록 보내겠다고 전한다. 독자들의 뜻은 아마도 그런 것이었으리라.

베트남전쟁에 참가한 한국군은 32만 명에 달한다. 국가는 '자유수호', '반공성전'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 그런 이유로 전쟁터로 떠난 젊은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전우회 어느 사이트에는 전장에서 찍은 사진 아래 '싸우는 이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어놓기도 했다. 그 한 마디에 모든 비극이 깃들어 있다. 명분도 모르는 싸움에서 그들은 온갖 극단적인 경험을 했던 셈이다. 참전군인 중 한 사람은 그래서 참전을 '똥통에 빠진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빈딘성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한국군 사진 한국군 1명을 쓰기 위한 비용은 5천 달러, 미군 1명을 위해 필요한 비용은 1만 3천 달러였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군을 대신 보내면 1명 당 8천 달러가 남는 장사였다. 참전한 한국군 32만 명으로 미국이 획득한 이득은 24억 달러에 달한다.
▲ 빈딘성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한국군 사진 한국군 1명을 쓰기 위한 비용은 5천 달러, 미군 1명을 위해 필요한 비용은 1만 3천 달러였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군을 대신 보내면 1명 당 8천 달러가 남는 장사였다. 참전한 한국군 32만 명으로 미국이 획득한 이득은 24억 달러에 달한다.
ⓒ 황윤희

관련사진보기


그는 진정 '어버이 대통령'이었습니까? 
 

참전군인들은 베트남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파병되었다. 베트남 전쟁의 본질은 물론이거니와 그 땅의 역사도, 기후도, 삶도 몰랐다. 더불어 어떤 일들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고, 그것이 자신의 일생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게 될지 전혀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초기의 참전군인들은 국가의 명령에 따라 베트남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본격적인 파병은 자원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또 장병의 동의하에 이뤄졌다. 물론 부족한 인원은 차출하는 방식이었다. 자원이었든, 차출이었든 간에 사지로 떠난 이들의 대부분은 돈 없고 빽 없는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이 이유도 알 수 없는 싸움에 뛰어든 까닭은 '가난' 때문이었다.

그러하니 미국에 적극적으로 참전 의사를 개진하며 그들을 전쟁터로 등 떠민 당시의 지도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참전용사들이 '어버이 대통령'이라고도 부르는, 그리하여 어떠한 비판도 쉬 용납되지 않는 그 지도자 말이다.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그가 정말 국민을 아끼고 위하는 지도자였다면 생때 같은 젊은 생들을 남의 나라 전쟁에 용병으로 보냈을까? 오늘날 돈과 권력을 가진 부유층과 정치인들은 어떻게든 제 자식 군대 보내지 않으려 용쓰는데 말이다. 정말 어버이와 같이 국민을 아꼈다면 그러한 헐값에 자식을 사지로 보내며 달러를 벌어오라 했을까? 그것은 진정 어버이의 마음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참전한 일반사병은 한 달 50달러 남짓한 돈을 받았다. 당시 우리에게는 큰 돈이었지만 그 수당은 필리핀이나 태국의 군인들보다 낮은 액수였고, 자기들의 전쟁을 치르는 베트남군 사병과 비슷한 돈이었다. 한국군 1명을 쓰기 위한 비용은 5천 달러, 미군 1명을 위해 필요한 비용은 1만 3천 달러였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군을 대신 보내면 1명 당 8천 달러가 남는 장사였다. 참전한 한국군 32만 명으로 미국이 획득한 이득은 24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군 베트남 파병 당시 군인 봉급표 참전한 일반사병은 한 달 50달러 남짓한 돈을 받았다. 당시 우리에게는 큰돈이었지만 그 수당은 필리핀이나 태국의 군인들보다 낮은 액수였고, 자기들의 전쟁을 치르는 베트남군 사병과 비슷한 돈이었다.
▲ 한국군 베트남 파병 당시 군인 봉급표 참전한 일반사병은 한 달 50달러 남짓한 돈을 받았다. 당시 우리에게는 큰돈이었지만 그 수당은 필리핀이나 태국의 군인들보다 낮은 액수였고, 자기들의 전쟁을 치르는 베트남군 사병과 비슷한 돈이었다.


가난에 등 떠밀린 20대 청춘들은 한번 듣도 보도 못한 곳으로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갔다. 그리고 그 중 5099명은 돌아오지 못했다. 5099명이 옷고름으로 눈물을 찍으며 배웅하던 어머니의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한 것이다. 미군 9명이 죽어나갈 때 한국군 1명이 죽어나갔다. 부상자도 1만 1천 명에 달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사지에서 돌아온 많은 참전군인들은 다시금 지옥을 살아야 했다. 고엽제 후유증이 억울한 원혼처럼 달라붙어 그들을 괴롭혔던 것이다. 지금까지 파악된 국내의 고엽제 환자들은 2세까지 포함해 13만 명이 넘는다(2012년 10월 기준). 이미 후유증으로 사망한 군인들은 이유도 모른 채 고통 속에서 죽어갔고, 살아남은 자들은 현재도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참전군인들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참전군인, 그 이름에 담긴 기막힌 질곡

참전군인들을 생각한다. 민간인 학살이나 집단윤간과 같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들 앞에서 그들은 전쟁범죄자이다. 하지만 모든 참전군인이 그러한 현장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군은 공병부대, 의무부대와 같이 대민 봉사사업을 하는 부대도 많았다. 참전군인 중 정말 베트남전쟁에서 민간인 학살이 있었느냐고 물어오는 이들이 있다. 그처럼 후방에서 총 한 번 쏘아보지 않은 이들도 있다. 그러니 더욱, 국가적 차원에서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참전군인 모두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참전군인의 기막힌 질곡은 고엽제 후유증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베트남전쟁 기간 중, 미국은 시야를 가리는 정글제거와 베트콩 색출, 또 경작지의 농작물 제거를 위해 1961년부터 71년까지 베트남 국토의 15%에 달하는 광범위한 지역에 7200만 리터의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를 살포했다. 

여기에는 인류가 만들어낸, 역사상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 다이옥신이 170㎏ 함유되어 있었다. 다이옥신은 청산가리의 1만 배, 비소의 3천 배에 달하는 독성을 가지고 있으며, 1g만으로도 사람 2만 명을 죽일 수 있다고 한다. 또 극히 적은 양을 흡수하더라도 인체에 축적돼 10년~25년이 지난 후 각종 암과 기형을 유발한다. 170㎏이라니…. 믿기지 않지만 이는 현재 지구인구의 반, 34억 명을 죽일 수 있는 양이다. 

그런데 전쟁 당시 베트남 사람들은 고엽제를 뿌리면 좋아했다고 한다. 구수정씨에 따르면, 고엽제의 독성을 알지 못한 탓이지만 당시 고엽제를 살포하면 이틀쯤은 폭격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말문이 막히는 대목이다. 전쟁이 이러하다. 

고엽제가 살포된 지역의 80%는 한국군 작전지역이었다. 고엽제전우회 홈페이지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베트남에서 고엽제 사용에 관한 별다른 지시나 주의사항도 없었고, 특히 비행기로 공중살포를 할 때에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고 고엽제가 쏟아지는 곳을 쫓아다니면서 조금이라도 더 맞으려 했다. 부대 주변에서 제초작업을 하는 병사들은 고엽제 가루를 철모에 담아 맨손으로 뿌리기도 했다.' 

아울러 사방 천지 뿌린 고엽제는 강물로 흘러들었고 그것은 다시 군인들이 마시는 수통으로 흘러들었다. 
 

호치민시 전쟁증적박물관에 전시된 사산한 태아 사진 전후 베트남에서는 태아 사산이 유난히 많았다고 한다. 이를 고엽제 때문이라 판단한 베트남 국민들은 항의의 뜻으로 태아의 사체를 한 병원에 잇달아 보내 전시토록 했다. 전쟁증적박물관에도 용액에 담긴 태아의 시신이 있다.
▲ 호치민시 전쟁증적박물관에 전시된 사산한 태아 사진 전후 베트남에서는 태아 사산이 유난히 많았다고 한다. 이를 고엽제 때문이라 판단한 베트남 국민들은 항의의 뜻으로 태아의 사체를 한 병원에 잇달아 보내 전시토록 했다. 전쟁증적박물관에도 용액에 담긴 태아의 시신이 있다.
ⓒ 황윤희

관련사진보기


참전군인들에게 증상이 나타난 것은 1970년대부터다. 미국에서는 1978년, 참전군인들이 미국정부와 고엽제 제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 사회적으로 뜨거운 화두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1980년대까지 철저한 보도통제로 입도 뻥긋하지 못하게 했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그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지지도 않았고, 참전군인들은 이유도 모른 채 죽어나갔다. 

그런 세월을 지나 국내 고엽제 피해자들이 미국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건 것은 1993년이었다. 하지만 모두 기각되거나 패소했다. 미국법원은 '외국인은 전쟁 중 발생한 어떤 피해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자국의 법률을 근거로 삼았다. 법이라 해서 법이라 쓰지만 이 무슨 말도 되지 않는 법인가 싶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오만이 읽히는 대목이다. 

1999년에는 고엽제 피해자 1만 6천여 명이 고엽제 제조회사 다우케미컬과 몬산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소송을 제기하고 14년이 흐른 2013년 7월, 우리나라의 대법원은 사실상 제조사의 손을 들어줬다. 겨우 39명만 고엽제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을 뿐이다. 일반인들에게 번연히 보이는 진실이 어찌 법원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인지, 고엽제 환자들은 제 나라로부터도 외면당한 셈이다. 

달러를 벌었으면 그 죄가 사라지는 것입니까? 

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경제는 한국전쟁을 기반으로 해 일어섰다. 옆 나라의 전쟁이 그들에게는 호기였던 셈이다. 그런데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도 베트남 전쟁을 어느 정도 기회로 삼았다고 한다. 한국은 베트남 파병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직접적인 원조와 간접지원을 받았다. 또 전쟁 특수를 활용, 국내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하고 상품을 수출할 수 있었다. 

빈딘성 박물관의 큐레이터는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 

"여러분이 전범기업 미쓰비씨와 싸우듯, 우리는 한진과 싸워야 합니다. 한진은 전쟁의 피를 먹고 자란 기업이지요. 저희들은 한진이 이 전쟁에 대한 배상의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파병된 한국군이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해외근무수당은 외화 획득의 기초가 되었다. 장병들 해외근무수당의 80%는 의무적으로 가족에게 송금됐다. 그 금액이 2억 5천만 달러. 파병 직전인 1963년 한국의 연간 수출총액은 1억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큰 액수다. 

참전군인들은 현재 자신들이 받아야 하는 전투수당을 국가가 지급하지 않고 산업화에 유용했다고 믿고 있다. 비록 국가는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말이다. 한 참전군인은 이렇게 적기도 했다.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받는 전투수당 중 3분의 2가량을 국가에 헌납했다. 그 돈으로 정부는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등 산업발전의 기반을 닦았다.' 

이렇게 베트남 특수로 인한 경제적 이득은 1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감안하면 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참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베트남 전쟁을 통해 이 나라의 자본주의가 어느 정도 초석을 닦은 것은 사실인 듯하다. 참전군인 단체들은 그리하여 '국가의 명을 받고 세계평화와 자유수호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전우들의 희생이 대한민국 건설의 초석이 되었다'고 말한다. 또 일삼아 자신들이 목숨 바쳐 이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무시하는 오늘날의 정부와 국민들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질문은 다시 이어진다. 전쟁을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이 참전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달러를 벌어왔다면 정상 참작이 되는 것인가?  
 

고자이 증오비 주변에서 뛰어노는 현지 아이들 저 아이들과 꼭 같은 아이들이 1966년 이유도 모르고 까닭도 없이 한국군에게 죽임을 당했다.
▲ 고자이 증오비 주변에서 뛰어노는 현지 아이들 저 아이들과 꼭 같은 아이들이 1966년 이유도 모르고 까닭도 없이 한국군에게 죽임을 당했다.
ⓒ 황윤희

관련사진보기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다, 대답하기 어렵다. 그것을 '공로'라 이름 붙이고 그렇게 부르기엔 우리 모두가 너무 부끄럽다. 왜냐하면 그것이 남의 생명, 약자들의 피를 거두는 것으로 이뤄진 행위이기 때문이다. 9천 명의 민간인 학살, 수많은 여성에 대한 윤간, 그런 비인간적인 행위를 통해 얻어진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를 공로로 인정하면 이는 어떤 짓을 저지르더라도 돈만 벌어오면 된다는 논리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 자식이 까닭 없이 남을 두들겨 패고 죽이는 것으로 돈을 벌어왔다면 어느 어머니가 그것을 잘했다 칭찬하시겠는가?

 

그대의 어머니는 그러한가? 아닐 것이다. 그러하니 그것을 '공로'로 인정하는 것은 옳고 그름을 뒤집는 일, 가치관의 전복을 가져오는 일이다. 우리 모두의 도덕과 윤리를 헌신짝처럼 내다버리는 무서운 사태일 뿐이다. 

그것은 정녕 사는 길이었습니까? 

민간인 학살이나 윤간을 저지른 참전군인들은 가해자이며, 전쟁범죄자이다. 일차적으로 그들을 그러한 '똥통'으로 밀어넣은 국가에 책임이 있으나 그것으로 면죄부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국가가 '민간인을 학살하라', '여성을 집단윤간하라'고 명령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한 명령의 과정과 세부를 밝혀 진상을 규명하는 일은 그래서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참전군인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오래된 일이지 않느냐?'고…. 그렇다. 오래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범죄를 덮어놓고 넘어갈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러한 전쟁(전 세계가 미국의 침략전쟁이었다고 인정한다)에 참전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구조, 또 만행이 저질러질 수 있는 구조를 그대로 놓아둔 것이 된다.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변화는 불가능할 것이다.    
 

한?베문화교류 현장의 베트남 학생들. 지난 2월 12일부터 17일까지 청주민예총과 푸옌성 문화체육관광청은 문화예술교류 차원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개막식에 참석한 베트남 학생들이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 한?베문화교류 현장의 베트남 학생들. 지난 2월 12일부터 17일까지 청주민예총과 푸옌성 문화체육관광청은 문화예술교류 차원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개막식에 참석한 베트남 학생들이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 황윤희

관련사진보기


우리가 피해자였던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을 생각한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은 피난민들을 모아놓고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숨진 민간인은 최소 200명이다. 처음에 미군은 이러한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AP통신이 '학살'을 뒷받침하는 미군 공식문서와 미군의 증언을 전 세계에 타전하자, 이 보도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정부는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윽고 2년 후, 한미 양국조사단은 노근리 사건이 '미군에 의한 양민 학살'이었음을 인정한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유감을 표명했고, 이후 학살당한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이 이뤄진다. 

참전어르신들에게 여쭙고 싶다. 이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저 당신의 자식이 당신이 겪은 그런 지옥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여쭙는다.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님은 먼 곳에>를 봤던 기억이 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마지막 신이었다. 남편(엄태웅)을 찾기 위해 그 먼 곳까지 와 사지를 헤맨 주인공(수애)은 총알이 빗발치고 폭탄이 떨어지는 곳에서 남편을 발견한다. 그리고 무얼 했을까? 아내는 그렇게 목숨을 걸고 찾아낸 남편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다짜고짜 따귀 세례를 날린다. 

그 매질 아닌 매질에는 가슴 한가운데를 훅 파고드는 벼락같은 꾸중이 담겨있었다. 이러한 꾸중 말이다. '너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느냐고, 네 목숨은 그렇게 아무렇게나 팽개쳐도 되는 것이냐고, 너를 이런 곳에 보내려고 어머니가 너를 키운 줄 아느냐고, 살인귀가 되라고 나는 너를 사랑했는 줄 아느냐고….'

그리고 또 이렇게 말하는 듯도 했다. '우리가 이런 짓까지 해서 살아야겠냐고, 이게 정녕 사는 길은 맞냐고….' 저항도 없이 맞고만 있던 남편이 소리 내어 통곡했다. 그 안에 우리 모두의 비극이 다 담겨있었다. 죽임을 행했던 사람과 그런 이를 아버지로 둔 우리 모두의 비극 말이다. 참전 어르신들에게 말하고 싶다. 아버지, 그 먼 곳에 가지 마시고 차라리 사랑한다고 말하지 그러셨습니까?
 

베트남 평화기행은 계속됩니다.  베트남 평화기행에 참여한 이들이 나비기금을 전달받고 있는 '누엔 티 홍' 여성의 집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 베트남 평화기행은 계속됩니다. 베트남 평화기행에 참여한 이들이 나비기금을 전달받고 있는 '누엔 티 홍' 여성의 집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 황윤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김원일 2014.12.01 8528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7 38569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7 54338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6200
1147 오직 삼천포 어르신 께 file 박성술 2017.06.23 187
1146 오월의 기도 무실 2017.05.27 126
1145 오만불손 김균 2020.06.24 114
1144 오랜만에 심심해서 신이라면 바이블 2017.02.25 143
1143 오래전 기억 1 메아리 2016.10.28 94
1142 오래된 가방과 부채의식 공평한 삶 2017.06.13 103
1141 오래 살았다 16 file 김균 2016.12.30 443
1140 오늘이 10월 22일이니까 특별히 마지막으로 6 김주영 2016.10.22 270
1139 오늘의 유머 file 1.5세 2021.10.12 232
1138 오늘의 우주회의 7 김균 2016.10.08 254
1137 오늘은 안식일 3 김균 2016.12.09 349
1136 오늘밤 jtbc 신년특집 토론(이재명, 유승민, 전원책, 유시민) 1 코펜하겐 2017.01.02 97
1135 오늘도 감사 2 file 다알리아 2023.05.05 425
1134 오늘(미국시간 2월 1일)부터 설명 없이 삭제되는 글들은 대부분 그 이유가 이러합니다. (2.1 성명^^) 18 김원일 2017.02.02 515
1133 오늘 읽은 어떤 말: 배교는 이렇게 형성된다. 3 김원일 2016.10.10 298
1132 오늘 이 누리 6살 생일 11 김원일 2016.11.12 304
1131 오늘 안산에 가고 싶다. 김원일 2017.10.15 166
1130 오늘 글쓰기 문 열었습니다. 1 김원일 2017.10.10 238
1129 오늘 그리고 오늘 밤 4 장 도경 2016.09.12 219
1128 오 거룩한 밤! 무실 2021.12.17 165
1127 옛날이야기 한 토막 2 file 김균 2017.04.25 405
1126 옛날 옛적에 10 김균 2016.10.05 374
1125 옛 사이트는 (minchosda.com) 어떻게 되는가. 김원일 2017.10.10 237
1124 예언님! 예언님! 10 leesangkoo 2016.10.13 341
1123 예언님 김원일 2016.10.28 155
1122 예언 아님 어디 계세요? 12 달이 밝아 2016.10.08 226
1121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종말 3 징조 2017.01.26 250
1120 예수님의 이야기 나누기 다 양성 1 들꽃 2020.09.12 136
1119 예수님께서는 "조사심판"에 대해 친히 무엇이라 말씀 하셨는가? - 김균님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좋은친구 2017.01.23 201
1118 예수님 위에 계신 분 피조물 2017.07.07 131
1117 예수께서 죄지을 가능성 과 불가능성 소나무 2018.01.14 201
1116 예수께서 식초를 드셨다? 식초와 빙초산 이야기 19 눈장 2017.04.09 387
1115 예수께서 말씀하신 음식물에 관한 권면? 1 예수안에 2021.01.19 100
1114 예수가 지켰단다 13 김균 2016.09.15 293
1113 예수 믿음 하는 안식일교인 이라면 율법 지켜야 구원 받는다 6 박성술 2017.09.25 204
1112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 - 메리 크리스마스. 1 광야소리 2016.12.24 102
1111 예배중 걸려온 전화 8 산울림 2016.09.23 247
1110 예루살렘 무실 2020.06.16 64
1109 영화 [더플랜] -18대 대선 부정선거 개표조작 의혹증거를 영화로 사기공화국 2017.04.16 105
1108 영화 '핵소 고지(Hacksaw Ridge)' 한국 개봉(2017.2.22)에 즈음하여. "주님, 한 명만 더 한 명만 더" (첨부파일) file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7.02.22 113
1107 영화 <자백> 10만 돌파... '보이지 않는 손'의 방해를 뚫다 슬픈열대 2016.10.28 315
1106 영초언니 5 알림 2017.08.21 191
1105 영생이로다 2 file 김균 2021.02.17 169
1104 영상 설교 1 들꽃 2019.09.01 225
1103 영문, 한글, 일어, 중국어 과정책 내용을 볼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는 지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 2017.08.26 34
1102 영길이보다 재정이 / 강대상부터 정면으로 돌려놓고 뻔뻔하고 교묘한 황교안을 완전 죽여버린 재정이 1 통쾌 2016.11.14 119
1101 열폭(열등감 폭발) = 냉소주의와 소비주의 (7) 곰솔 2017.01.11 59
1100 연습 13 file 김균 2016.10.13 220
1099 연습 3 김균 2020.04.09 120
1098 역사채널e - The history channel e 비운의 옹주 덕혜 덕혜 2016.09.17 71
1097 역사적 선거라는 이번 미국 대선을 보며 조선 시대 석학의 글 한 조각을 떠올리다.... 무실 2016.11.09 178
1096 역사의 재평가 이성 2016.12.17 77
1095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내가 역사를 쓰려고 하는 한, 역사는 나에게 호의적일 것이다."라고 말한 2천만 명을 학살한 위대한 전쟁광 윈스턴 처칠의 진실...히틀러의 육백만 유태인 학살은 마르고 닳도록 우려먹으면서 처칠의 만행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승자세력의 힘이다. 4 눈뜬장님 2016.11.05 633
1094 역마살 file 김균 2017.10.01 209
1093 역대급 배신자 종철 2017.05.20 167
1092 여호와의 증인 그들을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이유 6 참종교인 2017.08.25 312
1091 여자의 길 - 고 육영화 어머님 추모의 글 4 육일박 2017.11.23 428
» 여자와 아이까지 죽인 '아버지', 꼭 그래야 했나요? ysw6614 2017.06.24 97
1089 여우사냥하는 나라 김균 2020.07.15 119
1088 여신학생에게 "몸 팔고 술 파는 사람은 안 될 거 아니냐"는 목사 2017.03.02 193
1087 여성의 날 원조 김원일 2018.03.09 202
1086 여성, 불확실성 앞에 가상의 적이 되다 여성 2016.10.03 135
1085 여성 안수, 신학적 확신에 도전하다 신학 2016.09.17 96
1084 여름 편지 다알리아 2023.06.07 258
1083 여러분이 바친 십일조를 도적질하는 목회자의 행태 5 보험사기 2016.09.23 333
1082 여기서 성경이나 복음 이야기 하지 말라고 4 김원일 2016.09.22 239
1081 여기가 기독교 사이트 맞냐고 묻는 그대에게 5 김원일 2016.09.04 970
1080 여기 유달스런 육식주의 필객들 에게 질문하나 드립니다.-카스다에서 1 시사인 2016.11.08 168
1079 여기 온 율법사들은 김균 2016.09.17 154
1078 엘리사의 기도와 오병이어의 기적 9 아기자기 2017.02.16 645
1077 엘렌 화잇의 표절에 대한 대총회 연구-Rilke 4 김균 2017.09.29 754
1076 에스독구메리봇지-2- 김균 2019.04.17 276
1075 에스 독구 메리 봇지 2 file 김균 2018.12.24 248
1074 없앴다. 동해 2016.10.26 124
1073 엄마는 그럴 줄 몰랐습니다 - 패러디 시 아기자기 2017.05.14 116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23 Next
/ 23

Copyright @ 2010 - 2024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