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7.04.22 06:22

제비뽑기를 해서

조회 수 1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내가 대통령이, 라면

 


뺑뺑이를 돌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큰일은 절대 하지 않으리.
지구가 한 번만 몸부림치면 속절없이 무너져 깔릴 바벨탑 같은 건 쌓지도 않으리.
100층짜리 건물을 올린다거나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든다거나
강을 산으로 옮긴다거나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조차 쌓지 않으리.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정든 추억 같은 건 함부로 허물지 않고
억조창생 이어온 목숨들 억울하게 쫓아내지 않으리라.
물길을 물길대로 산길을 산길대로 그냥 내버려두는

천하태평 헐렁한 대통령이 되리라.
그렇다고 연봉이 억대인데 내가 출근을 안 하면 되나요?
(관저에서 걸어서 5분 거리라던데 ... 집무실에 나오기가 그렇게 어렵답니까?)

내가 대통령이, 라면, 부수고 헐고 쌓느라 강가에 모래알만큼 많은 돈,
일자리 찾아 헤매느라 발 부르튼 자들에게 나눠주리.
환자와 아이들은 결단코 지하셋방에 살게 하지 않으리.
등치고 속이고 빼앗아 피라미드처럼 쌓인 눈먼 돈,
국고로 환수하여 만인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하리.
아이나 노인이나 부자나 가난뱅이나 묵숨줄은 하나!
하나의 위, 하나의 심장에 똑같은 생존권을!

제비뽑기를 해서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목을 세운 제복 대신 헐렁한 츄리닝 입고 아이들과 뒹굴리라.
들로 밭으로 함께 쏘다니다, 가만히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게.
이슬 한 방울 바람이 흔드는 쑥잎 하나 가만히 들여다보게 하리라.
쑥부쟁이 개미가 되고 흙이 되고 하늘이 되고 야생 고양이 되어

바람의 영혼으로 흔들리게 하리라.
억 소리 나는 말 대신, 공짜인 두 발로 세상을 뛰어다니게 하리.
이 산 저 산 쏘다니며 천 그루 만 그루 나무를 심고,
이 들 저 들 달리며 백만 송이 꽃을 피우면, 비산비야방초 우거진 땅도 거저 빌려주리.
(대통령도 사람이라던데 ... 사람을 만나기가 그렇게 어려웠습니까?)

내가 대통령이, 라면, 지천으로 돋아 음식이 되고 보약이 되는

개망초 명아주 마타리 하늘타리 소리쟁이 박주가리
닭의장풀 저마다 좋아하는 백 가지 나무와 풀 약효까지 익히면 과학 점수는 후히 주리.
꽃 풀 구름 바람 몇 개 엮어 시랍시고 끄적거리면 국어도 아주 조금 올려주라 하리.
폐가에 짚 이겨 흙 바르고 뚫린 데 막으면 기술 점수도 올려주고,
재고 자르고 이어 붙이느라 기하와 도형도 좀 했으니, 미적분 아리까리해도 수학도 덤으로 올려주리라.

복권 추첨하듯 화살을 쏘아 혹시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잔머리 같은 건 도통 굴리지 않으리.
제법 배웠다는 것들이 나라를 이 지경 만들었으니,
배는 부르고 심장은 부지런하고 팔다리는 튼튼하게 하리.
꽤나 가졌다는 것들이 이 모양 만들었으니, 지금이라도 거꾸로 가보자고,
건드리지 말고 그냥 놔두게 하자고.
작은 것을 쪼갠다거나 큰 것을 합친다거나 떨어져 있는 핵을 융합한다거나
붙어 있는 원자를 쪼갠다거나

수정란 도려내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구역질나는 짓은 시키지 않고,
복제한 영생불멸의 꿈 같은 건 아예 꿈꾸지 않으리라.
있는 대로 내버려 두리. 스스로 제 길 만들며 수억 년 흘러온 물처럼,
저마다 제 생긴 대로 꽃피우게 하리.
(내 얼굴, 내 강산인데 ... 있는 그대로 두고 보기가 그렇게 힘들었습니까?)

                       

                                              김혜자 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김원일 2014.12.01 8665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7 38734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7 54611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6361
1004 투데이족 (14) 2 곰솔 2017.01.18 244
1003 [1054회 그것이 알고싶다] 악의 연대기 knowing 2016.12.12 244
1002 '박근혜는 이런 사람'...전여옥이 말하는 박근혜 7 친일청산 2016.10.25 244
1001 우울증아 물러가라! 1 무실 2021.04.10 243
1000 겨자 씨알만한 믿음있는자가 있는가? 바이블 2018.09.23 243
999 오늘 안산에 가고 싶다. 김원일 2017.10.15 243
998 "새로운 신학 위해 '전통과 개혁' 필요" 전통과개혁 2016.12.02 243
997 이재명 "저게 미쳐도 정말 단단히 미쳤다" 3 묵상 2016.11.16 243
996 JTBC 폭로, 순시리 국정농단 결정판 터졌군요. 1 대단 2016.10.30 243
995 하늘은 완전(完全)해야 가는 곳 - 나는 완전한가? 11 한빛 2016.09.21 243
994 만화: 천사와 악마의 슬픈 이야기 , 노래: 모두가 천사라면 2 눈뜬장님 2016.09.15 243
993 Fallbaram 님의 슬픈 소식 듣고 1 들꽃 2020.07.29 242
992 1844년 지성소로 가신 그 분 덕분에 3 file 김균 2017.09.25 242
991 예수님께서는 "조사심판"에 대해 친히 무엇이라 말씀 하셨는가? - 김균님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좋은친구 2017.01.23 242
990 다시 꿈을 꾸는 SDA (2) 곰솔 2017.01.05 242
989 길이란 fallbaram. 2024.04.26 241
988 여신학생에게 "몸 팔고 술 파는 사람은 안 될 거 아니냐"는 목사 2017.03.02 241
987 SDA가 잘못 적용하는 증언구절들-x 1 file 개혁운동 2017.02.21 241
986 최태민-최순실 부녀의 최면술에 걸려 버린 박대통령? [김광일의 신통방통] . . (Original) . . (부제: 최순실의 가계도표, 동영상의 8:04초) 2 빛과어두움 2016.10.27 241
985 봄은 봄이구나 2 jacklee 2021.04.28 240
984 달수님 4 김균 2020.08.22 240
983 "고난 받는 민중이 예수다" ? 들꽃 2019.08.06 240
982 1844년 10월 22일에 있었던 일에 관한 기록 1 히스토리 2017.09.27 240
981 태양계가 움직이는 그림을 보면서.... 4 무실 2017.03.29 240
980 재림마을에서 가져온 동영상입니다. 제목은 '세상에 전하라'. 초기 재림운동에 관한 감동적인 영상입니다. world 2016.11.16 240
979 재림교회의 조사심판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는 문제들-4-(이젠 자신이 없어서들 댓글 안 달지?20090904) 2 김균 2016.10.17 240
978 나의 때와 너희들의 때 4 장 도경 2016.09.11 240
977 만찬 성찬 그리고 성만찬 김균 2021.07.11 239
976 잔인한 4월 2 무실 2021.05.01 239
975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지키기 1 무실 2018.01.20 239
974 세상의 모든 아침 2 소나무 2017.10.29 239
973 나도 많이 비겁했다. 1 범어사 2017.09.05 239
972 독서와 토론의 미래 교회 (1) 3 곰솔 2017.01.05 239
971 [분수대] 대통령의 하룻밤 배운게 2016.12.14 239
970 만유내재신론 "Panentheism (not Pantheism) 이야기 01 김원일 2021.11.28 238
969 우리 셋째 이모 박영애 김원일 2021.10.01 238
968 한 나라로 함께 사는 세상 <연재> 오인동의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조국’ (1) file 녹색세상 2018.04.01 238
967 맴아픈자 님: 경고 김원일 2017.09.14 238
966 남편과 항상 같이 있어도 행복한 법 1 사이 2017.07.31 238
965 안식일은 무엇을 의미 하는가? 1 하주민 2017.07.07 238
964 실제 만들어볼 나의 이야기 박성술 2017.07.02 237
963 아! 하늘이 내려준 나의 배필이여!  결혼 30주년 공개 서신 선한이웃 2017.04.02 237
962 김주영 님 모교에 보혜사가... 아, 삼육대학! 김원일 2017.03.01 237
961 트럼프와 일요일휴업법-x 1 앗 예언이 성취 2017.02.18 237
960 취임 선서도 하기 전에…사기 혐의로 법정에 서는 트럼프..과연 그가 한 말대로 정책들을 실행시킬 수 있을까? 1 눈뜬장님 2016.11.09 237
959 좀 .. 기분나뿐 그림 이지만 4 영적 치매 2016.10.19 237
958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천국 과연 행복한 나라일까?) - 율법에 알러지 반응이 계신분들 ... 청지기 2016.09.10 237
957 [사단법인 평화교류협의회 <평화의 연찬>] 북한 수재민 돕기와 선교 현황 방북보고회 (2016년 10월 1일(토))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6.09.29 237
956 만유내재신론 "Panentheism (not Pantheism) 이야기 03 김원일 2021.11.30 236
955 예수께서 죄지을 가능성 과 불가능성 소나무 2018.01.14 236
954 (사)평화교류협의회[CPC]. <그리스도의 생명과 평화> 시각의 장년 안교교과 해설 (첨부파일) file 녹색세상 2018.03.19 236
953 오직 삼천포 어르신 께 file 박성술 2017.06.23 236
952 아연질색 초등생 2016.11.01 236
951 동영상 연습 2 김균 2016.10.13 236
950 예언 아님 어디 계세요? 12 달이 밝아 2016.10.08 236
949 성육신=거룩화 3 말씀이 육신이 되심 2016.10.01 236
948 짐승의 수는 666 혹은 616 인가? 들꽃 2019.03.17 235
947 도올 김용옥 "박근혜는 최순실 아바타, 무당춤 춘 것" 1 샤만 2016.10.28 235
946 '주사거배'(酒肆擧盃) 1 산울림 2016.10.19 235
945 " 디한 목사... 하나님께서 그들에게..주실 것을 " 2 soeelee 2016.09.27 235
944 아름다운 성직자. 에르미 2018.09.16 234
943 외국여성들도 눈물 흘린다는 "대한민국 전통 북춤의 화려함" 백향목 2017.11.03 234
942 비 나리는 날 3 폭우 2017.07.14 234
941 <하나의 편지와 세 개의 축하엽서>중에서-오규원 6 백근철 2017.03.06 234
940 sda성도님들께서 깨달아야할 중요한 빛 6 file 루터 2017.01.31 234
939 강남 모 중소기업사장 아들 비행기 내에서 "그만해~"를 반복하며 일갈, 심지어 욕까지 햬. 기내 승객들 박근혜 대통령에게 "그만해~"라고 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경찰에 '선처' 부탁 멘붕 2016.12.22 234
938 재림교회의 조사심판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는 문제들-3-(2009.0902) 입장 곤란하니 또 댓글 안 달거지? 8 김균 2016.10.16 234
937 장마와 비둘기 - 맞는 놈, 때리는 놈, 방관하는 놈 5 아기자기 2016.10.14 234
936 정부는 왜 자연요법을 탄압했는가? 백향목 2016.09.08 234
935 실재의 나는 매우 화려하다 2 김균 2016.10.01 234
934 대총회 10일 기도회 (1월 10 일 -20일, 2024) 낭독문 무실 2024.01.10 233
933 체지방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2 김주영 2021.05.02 233
932 저 " 정의 " 라는것, 보는것 조차 무섭고 환멸 스러웠다. 6 박성술 2016.12.10 233
931 10년 후 세상을 변화시킬 미래 기술 TOP9 - 세상이 아주 빠르고 놀랍게 변할 겁니다. 눈뜬장님 2016.11.14 233
930 하나님에 대해 제대로 말하기 김주영 2016.11.02 233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23 Next
/ 23

Copyright @ 2010 - 2024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