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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경복궁 근처에 있다. 
오늘, 미국에서 온 손님 덕분에 들렀다.
전시품들은 “오늘의 작가상”

김을, 백승우, 함경아, 믹스라이스
다행히 도슨트의 도움을 받아 이해가 쉬웠다.
그런데 다 둘러보고 느낀 것은 놀랍게도 <회개>였다. 

첫째. 김을의 작품들은 숫자적으로 어마어마하다.
그가 15년 동안 그렸다는 1450개 작품들은
우주의 은하계처럼 전시되어 있었다. 

현대는 정보사회지만 조각 조각난 정보다.
그런데 그것들을 다 모아보니 우주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외롭다. 

그러니 군데군데 그 감정들이 오롯이 묻어난다.
“힘들다. 하지만 힘들면 나는 더욱 강해져 변화하곤 한다.” 
거울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적혀 있다. “너를 보아라!” 

둘째. 백승우의 작품은 3-4층 높이로 전시되어 있다. 
그런데 하나같이 초점이 흐려진 사진들이다. 
게다가 작가가 직접 찍은 것도 아니다. 

출처는 공식적인 사진들 속에서 
주변 인물들만 모아서 크게 확대한 것이란다. 
가만 생각해보니 작가의 창의적인 비판이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보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역사에선 주인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이지 않을까? 

셋째. 함경아의 작품들은 더욱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어마어마한 공간을 그냥 하얗게 만들어 놓고 
탈북 유소년 축구 선수에게 맡겼다. 

그 소년은 물감으로 가득 찬 축구공을 수없이 발로 찼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모든 자국들이 작품으로 변했다. 
물론 코스모스가 아니라 카오스적이다. 

그 외에도 분단 상황을 보여주는 여러 모습을 
추상적인 표현으로 여기저기에 남겼다. 
그렇다. 우린 여전히 혼란스럽다. 

넷째. 듀오 그룹인 믹스라이스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70년대 강남 아파트 모델 하우스를 그대로 재현.
그런데 땅에다가 금만 그어놓았다. 

그땐 그랬단다. 
반면에 그 뒤편에는 공사장에서 채집한 
여러 식물들을 그래피티로 크게 확대해 놓았다. 

아파트 공화국이 된 회색빛 서울. 
원래의 녹색은 사라지고 인조 꽃밭들만 무성.
만들어진 가짜 감성들로만 살아가는 우리들의 진짜 모습. 

이외에도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전시품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한국 밖에서 오히려 더 유명하다는 
김수자의 <마음의 기하학> 

관람객들로 하여금 진흙으로 공을 만들게 하고 
그것을 엄청난 크기의 원형 테이블에 수북이 쌓아놓았다.
그런데 하나같이 만든 사람의 삶처럼 찌그러지고 모난 공들이었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라는 여럿은 겉으로는 대단하지만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상처투성이들이 아닌가? 
결국 서로 이리저리 구르면서 다듬어 진다. 

마지막으로 Void. 그러니까 빈곳이다. 
실제로 아무것도 없다. 
그냥 빛과 소리뿐. 

한 바퀴 돌고나선 성스런 곳처럼 느껴졌다. 
수도원이나 기도원처럼... 실제로 어떤 관람객들은 
거기에 마냥 앉아 있으면서 소리가 가슴을 울릴 때까지 기다린다.

우리 신앙인들도 그러지 않던가? 
새벽 미명에 혹은 한밤중에 
홀로 골방에서 말이다. 

----

현대미술전을 둘러보고 나오면서 
왜 <회개>라고 느꼈는지를 나름 설명하였다. 
아마도 요즘 내가 이 단어에 갇혀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교회 밖, 현대 미술 세계에서도 
이런 참회가 제시되고 사람들이 크게 공감한다면, 
교회 안에서 엉뚱한 소리를 반복해서 떠든다면 그건 비극이다. 

3층 전시실에는 <식물도감>이란 전시도 있는데,
어떤 여성에게 감상을 물으니 너무도 좋았다고 한다. 
직접 가보니, 식물들도 감정이 있다는 메시지가 가득하다. 

그제야 왜 그 관람객이 좋았다고 했는지 느껴졌다.
식물도 뭐가 좋은지 나쁜지를 안다면 
우리도 이젠 그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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