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평생을 살면서
아직 새해 해돋이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모레 아침을 해돋이 명소로 가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20여년 전
교회에서 지리산 천왕봉으로 간다고 가자 하는데
이 추운 겨울에 내가 미쳤냐?
그 높은 산을 새벽에 기어올라가게? 했거든요
다녀 온 사람들 하는 말
무슨 해돋이 군중이 그리도 많은지
지리산에 사람들 천지라고 하데요
그래서 내가 “난 잘 안 갔다” 했더니
눈이 많이 내려서 비료푸대로 눈썰매해서 재미있게 놀다왔다고 자랑질 하데요
그런데 내가 나일 먹으면서 노망이 났는지
지리산을 오르게 됐어요
아마 3년 전 4월 어느 날일 겁니다
백무동에서 터벅이며 올라 장터목산장에서
난 해돋이 보러 온 것 아니다 하고 자고 있는데
새벽 3시 반 되니 다들 일어나 가는 겁니다
조금 있다가 눈을 떠 보니 아니 나 혼자만 누워있고
다른 이들은 산으로 해돋이 보러 가고 없어요
할 수 없이 일어나 나도 주섬거리며 짐을 싸고 올랐더니
전등 불빛이 너무 흐려서 애를 먹고 올랐고
그 다음부터는 후라쉬를 2개씩 가지고 다닙니다
평생에 한번은 정월 초하루 해돋이를 보러 가야지 하다가
이번에 처음이요 마지막으로 가자하고 거제도 장승포호텔에 전화했더니
예약손님으로 만원사례
모텔을 전화했더니 평소의 두배 반 가격을 부릅니다
할 수 없이 집에서 자고 새벽에 출발하자 그리 정했어요
이젠 모레 새벽에 정말 일어나서 가게 될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난 새벽잠이 깊어서 4시에는 못 깨거든요
내가 4시에 깰 자신이 있었다면 목사질 계속했을 겁니다 ㅎㅎ
한 번 시도해 보고 잘 되면 내년에도 갈는지
인생사 일들 아무도 모릅니다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 하신 말씀 따라
작은 것 하나부터 기분 좋게 살려구요
사진은 3년 전 지리산 천왕봉 일출 본다고 찍은 핸드폰 사진입니다
심령에 일출이 더 급하다
다 부질없는 일이라 어이하리
새해나 헌해나 같으이
구분하는 것이 어리석음이라
천국은 마음에 있느니
그 시간에 회개의 성찰이
더 요긴한듯 ㅡㅡㅡㅡㅡ
정과 동이 같은 말이거늘
혹여 구별짓지 말라
천 년이 하루 같은즉
기도 명상 성찰과 회개로
새해를 맞이함이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