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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3 18:37

성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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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제 1955

 

가슴에 눈물이 말랐듯이
눈도 오지 않는 하늘

저무는 거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동(東)녘 하늘에 그 별을 찾아본다.

베드레헴은 먼 고장
이미 숱한 이날이 거듭했건만

이제 나직이 귓가에 들리는 것은
지친 낙타(駱駝)의 울음 소린가?

황금(黃金)과 유향(乳香)과 몰약(沒藥)이
빈 손가방 속에 들었을 리 없어도

어디메 또 다시 그런 탄생(誕生)이 있어
추운 먼 길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

나의 마리아는
때묻은 무명옷을 걸치고 있어도 좋다.
 

 

성탄제

 

어두운 방 안에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러이 잦아가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셨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셨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의 마지막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 것이란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聖誕祭)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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