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그알' 박근혜 5촌 살인사건, 만감 교차"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입력 2016.12.17 09:07 댓글 387개
(사진=주진우 기자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갈무리)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17일 밤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박근혜 대통령 5촌간 살인사건을 다루는 것에 대해 "만감이 교차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주 기자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17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박근혜 대통령 5촌 살인사건을 다룬다고 합니다. 만감이 교차하네요. 시대가 변했구나…"라고 운을 뗐다.
"제가 무서운 취재 참 많이 했습니다. 조폭, 국정원, 사이비 종교집단, 중국 삼합회에게도 쫓겨봤지요. 하지만 이 살인사건 취재 때보다 무서운 적은 없었어요. 쫓기고 또 쫓기고, 살해 협박도 예사로 당했지요. 육영재단 폭력에 관여했던 한 조폭은 제게 손도끼를 지니고 다니라고 하더군요. 제 머리를 쇠망치로 노리고 있다면서…. 살해당한 분의 부인이 제 생명을 걱정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보도했지요. 기자니까요."
그는 "박근혜가 당선되자, 조폭 대신 검사들에게 쫓겼지요. 팩트에서 벗어난 게 하나도 없는데, 이상한 살인사건을 이상하다고 했는데…"라며 "제게는 구속영장까지 청구했죠. 수갑차고, 유치장에 끌려가고… 겨우겨우 무죄받고, 지금도 이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죠(이건령 검사님, 미국연수도 다녀 오시고, 승진해서 잘 지내시더군요)"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주 기자는 "참, 슬퍼요. 무죄인 사건을 무죄받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 우리 세금으로 월급받는 검사님들이 악의 편에 서서 저를 잡으려 한다는 사실이… 외국 언론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언론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으며, 함께 재판을 받는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의 1심 재판 당시 최후 진술을 소개했다. 아래에 그 진술을 전한다.
해당 사건 1심 재판 당시 김어준 총수 최후 진술 |
고민이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슨 이야기를 해야지 이 재판이 우리에게 유리할까, 검찰 측 주장에 허점을 반박해 볼까, 혹은 공직선거법위반의 문제점을 이야기해 볼까, 아니면 살인현장 자살현장의 의문점들을 나열해 볼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지막으로 할 이야기는 제가 모르는 이야기를 저한텐 유리하게 할 게 아니라 제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하자. 언제 어디서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방송을 시작하는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에 2만 원을 주고 첫 방송을 하고 난 뒤 5천 원짜리 백반을 먹었습니다. 그 백반을 먹으면서 제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한 사람이 더 필요하다. 기자가 필요하다, 팩트가 더 보강되어야 한다. 그 생각을 하자 가장 먼저 - 저 이 바닥에 꽤 오래 있었습니다. 한 10여년 이상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기자가 주진우 기자였습니다.
그리고 주진우 기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라고 알려진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님의 개인 비리를 찾아내서 기사를 씁니다. 그리고 나서 만 명의 신도가 - 기사를 쓰고 누군가의 항의방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5명, 100명이 아니고, 만 명의 신도가 – 찾아옵니다. 그리고 주진우 기자를 따라다닙니다. 사탄이라고 그럽니다. 그리고 여러 번 여기서 거론되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괴롭힌 노건평 사건을 특종 합니다.
그때도 주진우 기자는 진보적 대통령을 그렇게 곤혹스럽게 만들어야 되냐고 진보 진영으로부터도 소리를 듣습니다. 그러니까 가장 강한 경제권력, 가장 강한 종교권력, 그리고 가장 강한 정치권력, 가장 힘 센 사람들과 싸워 왔어요. '나는 꼼수다'는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달랑 네 명이 시작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그 정도 배포가 있는 기자가 필요했습니다. 그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요,
"무섭다. 특히 혼자 집에 돌아갈 때 밤에 으슥한 곳에서 누가 튀어나와서 망치로 뒤통수를 치는 장면을 항상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두려운 것은 그 자리에서 즉사하는 것이 아니라 혹시라도 내가 빗맞아서 살아남아서, 식물인간이 되어서 가족들에게 평생 짐이 될까봐 그것이 무섭다"라고 하였습니다.
"뭐, 기자잖아요." 그게 다였어요. 맞죠? 그러라고 기자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기자가 잘 없어요. 잘 생각해 보시면 그런 기자 잘 없습니다.
이것은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고요. 그런 기자가 대한민국에 한 사람쯤은 필요한 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내놨네...그 정신 본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