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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친박은 악취나는 정치적 폐기물, 배출한 지역에서 알아서 치워라"

[중앙일보] 입력 2016.12.15 15:55


진보 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사진)가 새누리당 내 친박 세력을 '정치적 폐기물'로 규정하고, "온 나라에 악취를 뿜어내는 이 정치적 폐기물은 배출한 지역에서 알아서 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매일신문에 게재한 '백 투 더 퓨처'란 제목의 칼럼에서다.
 
그는 "박근혜(대통령)와 친박계와 박사모. 대한민국 3대 진상은 자신들이 역사의 퇴물이라는 사실을 아직도 인정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들은 온 국민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도 여전히 '대통령 지지율이 20~30%로 오르면 탄핵은 기각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이들의 이 야무진 꿈은 다른 지역은 몰라도 경상도에서만은 '나라를 팔아먹어도 새누리당을 찍는다'는 이들이 다수라는 굳은 믿음에서 나온다. 한마디로 지역 유권자들을 아직도 박정희교 사교집단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이 사회는 정치의식의 가장 후진적이며 정치윤리의 가장 악질적인 층위의 통치를 받아 왔다. 그 모두가 우리 자신의 그릇된 선택의 결과다"라며 "청와대의 쓰레기는 온 국민이 나서서 함께 치우는 중이다. 남은 것은 국회의 친박계 의원들. 제 집에서 나온 쓰레기는 제가 치워야 하듯이 온 나라에 악취를 뿜어내는 이 정치적 폐기물은 배출한 지역에서 알아서 치워야 한다"고 적었다.
 
이는 친박 의원들을 배출한 지역구 유권자들이 다음 총선에서 이들을 표로 심판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또 "남북한 모두 자신들의 독재체제를 손쉽게 유지하려 했고, 그 결과 북한에서는 김일성을 '신'으로, 남한에서는 박정희(전 대통령)를 거의 신('반신반인')으로 숭배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그것이 지금까지 대를 이어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일성을 '어버이'로 떠받든 북한처럼, 남한의 우익들 역시 '국부'인 박정희와 '국모'인 육영수에게 자식으로서 봉건적 충성과 효도를 바쳤고, 이제는 그들의 딸인 박근혜에게 대를 이어 충성하려 한다"며 "이같은 시대착오적 사고를 가진 새누리당 친박 세력은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비박계를 향해 '부모형제를 배반한 패륜'이라 비난했다. 이런 의식을 가지고 무려 '집권여당'을 하고 있었으니 오늘의 이 불행한 사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돼 있었던 셈"이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다시는 과거가 미래를 통치하게 하지 말자. 백 투 더 퓨처. 우리는 다시 미래로 돌아가야 한다"며 글을 끝맺었다.



다음은 진 교수의 칼럼 전문.

같은 달력을 사용한다고 같은 시대를 사는 것은 아니다. 그리하여 어느 사회나 그 사회 안에는 이질적인 시간대들이 공존한다. 서구 사회와 달리 한국처럼 짧은 시간 안에 압축 성장을 한 나라에서는 한 사회 안에 이질적인 세 시간대가 공존하기 일쑤다. 한국의 웬만한 가정에서 자식 세대는 정보시대, 부모 세대는 산업사회, 조부모 세대는 농경사회에서 태어났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가정 안에서 세 개의 상이한 의식구조가 충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 충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주말마다 서울에서 열린 시민들의 촛불집회와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다. 이 두 시위는 벌써 시각적으로 차이가 난다. 촛불집회는 래퍼와 로커, 양희은과 같은 포크 가수들의 ‘대중문화’와 조형,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의 형태를 취했다. 반면 맞불집회는 ‘조국찬가’와 같은 유신 시절의 건전가요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온통 태극기로 도배질된 1970년대 관제 국가주의 행사의 형태로 진행됐다.
이 두 집회 사이에는 무려 40년의 시간 차가 존재한다.

 

 

이는 두 집회에 대중이 모이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맞불집회의 참가자들은 150개 우익단체들의 ‘동원령’에 따라 그 자리에 모였다. 반면 촛불집회에는 시민단체들에 동원된 사람들보다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오로지 개인의 자발적 의지에 따라 모인 사람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마디로 맞불집회가 산업사회의 ‘조직형’ 집회라면, 촛불집회는 정보사회의 ‘네트워크’형 집회라 할 수 있다.

 


‘박사모’를 비롯하여 박근혜를 지지하는 이들의 의식은 산업화 초기 단계의 마인드를 보여준다. 남한이든 북한이든 근대화 초기에 권력자들은 경제에서 ‘산업화’를 추구하면서도 정치에서는 농경사회의 전근대적 의식을 온존시키려 했다. 물론 자신들의 독재 체제를 손쉽게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북한에서는 김일성을 ‘신’으로, 남한에서는 박정희를 거의 신(‘반신반인’)으로 숭배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그것이 지금까지 대를 이어 내려온 것이다.

 


근대화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모두에서 ‘충효’라는 봉건적 이데올로기가 살아남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주체사상’을 떠드는 북한에서 정작 인민은 ‘주체’가 아니라 동원의 ‘객체’로 간주된다. 그들에게 김일성은 ‘어버이’요, 인민은 ‘충성둥이’ ‘효자둥이’일 뿐이다. 남한의 우익들 역시 ‘국부’인 박정희와 ‘국모’인 육영수에게 자식으로서 봉건적 충성과 효도를 바쳤고, 이제는 그들의 딸인 박근혜에게 대를 이어 충성하려 한다.

 


황당한 것은 이 시대착오적 어법이 배울 만큼 배운 국회의원들의 입에서도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의 친박 세력은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비박계를 향해 “부모형제를 배반한 패륜”이라 비난했다. 여기서 ‘부모’란 박정희-육영수-박근혜의 신성 가족, ‘형제’는 그 가문에 충성해 온 새누리당 사람들, 특히 친박계를 가리킬 게다. 이런 의식을 가지고 무려 ‘집권 여당’을 하고 있었으니 오늘의 이 불행한 사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되어 있었던 셈이다.

 


박근혜와 친박계와 박사모. 대한민국 3대 진상은 자신들이 역사의 퇴물이라는 사실을 아직도 인정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들은 온 국민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도 여전히 “대통령 지지율이 20~30%로 오르면 탄핵은 기각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들의 이 야무진 꿈은 다른 지역은 몰라도 경상도에서만은 “나라를 팔아먹어도 새누리당을 찍는다”는 이들이 다수라는 굳은 믿음에서 나온다. 한마디로 지역 유권자들을 아직도 박정희교 사교집단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이 사회는 정치의식의 가장 후진적이며 정치윤리의 가장 악질적인 층위의 통치를 받아 왔다. 그 모두가 우리 자신의 그릇된 선택의 결과다. 청와대의 쓰레기는 온 국민이 나서서 함께 치우는 중이다. 남은 것은 국회의 친박계 의원들. 제 집에서 나온 쓰레기는 제가 치워야 하듯이 온 나라에 악취를 뿜어내는 이 정치적 폐기물은 배출한 지역에서 알아서 치워야 한다. 다시는 과거가 미래를 통치하게 하지 말자. 백 투 더 퓨처. 우리는 다시 미래로 돌아가야 한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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