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6.11.11 01:44

의리(義理) 있는 사람

조회 수 8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의리(義理) 있는 사람

의리(義理)라는 게 뭘까? 사전에 보니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 혹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라고 하는 데 의리(義理)를 지키려면 바른 도리를 알아야 지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바른 도리는 사라지고 이상한 의리가 의리(義理)를 대신하고 있다.

1992년 대선을 앞두고 초원 복집 사건이 있었다. 얼마 전까지 박근혜 정부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기춘씨가 했다는 유명한 말 ‘우리가 남이가!’가 떠오른다. 유신 때부터 지역감정을 조장해서 재미를 보던 그가 또다시 분열을 조장하여 기득권이 권력을 잡도록 도운 사건이다. 결국 그들은 남이 아닌 우리끼리만의 사회를 부추기면서 지금껏 권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

나라가 망해도 우리는 1번을 찍는다는 울산 시장의 어느 아주머니 말은 상식적인 사람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그러나 그 의리에 찬 한마디에 감정적으로는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난 총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공연히 의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어제 오후 TV 뉴스에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가 외롭고 힘든 대통령에게 의리를 지키기 위하여 당대표직을 물러날 수가 없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의리(義理)를 지키면서 사는 사회는 믿음이 충만한 사회여서 안정되어야 마땅한데 이 넘치는 의리들은 어디로 가고 세상은 더욱 혼란스럽기만 할까?

한동안 조직폭력을 다루거나 미화한 영화가 히트한 적이 있다. <친구> <두사부일체> 그런 영화들의 대사에 유독 의리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조직을 배반하면 잔인하게 처리해도 되는 것이 그들의 룰이고 돈과 힘, 공포로 이어가는 것이 조직폭력의 실상이다. 그 의리를 우리는 바른 도리라고 하지 않는다. 지금 이 나라는 조직폭력배가 집권하는 나라인가? 국민에 대한 의리(義理)는 없고 자기 조직에 대한 의리만 가득하다.

문제는 그 의리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가장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이어서 최태민을 의지했고 그의 딸 최순실을 가까이 두고 국정을 의논했다고 한다. 대통령도 사람이니 누군가를 의지할 수 있고 누군가와 가깝게 지낼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어쨌든 개인의 사생활에 국한되었어야 했다. 나라를 구한다면서 개인적인 감정으로 가까운 이, 최태민과 구국봉사단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나라의 일을 의논한다면서 공식적인 회의를 거치지 않고 가까운 이, 최순실(최서원)의 말을 듣는 것은 아니었다. 그 가까운 이들이 샤머니즘이냐 아니냐,는 젖혀두고서라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것도 제왕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는 대통령이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사실 의리(義理)는 없었다. 권력이 있었고 힘이 있었고 돈이 있어서 맺어진 관계들이었다. 이 정권이 지나가면 친박이라고 하는 이들이 모여 얼마만큼 박근혜 대통령 곁을 지키고 있을지 궁금하다. 그런 사적인 관계에 대해 대단한 의미를 들이미는 그들을 보면서 이익(利益)을 의리(義理)로 착각하는 게 아닌가 싶어 묻고 싶다. 정말 의리(義理)로 뭉쳐있는가?

박근혜 대통령이나 ‘우리가 남이가!’라고 외치는 권력에게 아직도 의리를 다하고픈 촌민들은 이제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누가 돼도 똑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치는 우리의 생활을 결정하는 법을 만들고 행정을 만든다. 당장 담뱃값이 오르고 월급에서 세금이 더 나가고 지원받을 기금들이 없어진다. 그러니 이제 특정한 누군가를 향한 의리나 특정한 어떤 정당을 향한 의리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의리(義理)의 반대는 배신(背信)이 아니다. 의리(義理)의 반대는 자기만을 위한 이익(利益)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는 국민에 대한 마지막 의리(義理)로 잘 물러나 주었으면 좋겠다.    

                                                                <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김원일 2014.12.01 8566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7 38617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7 54370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6235
1300 교인들이여, 무지한 신앙에서 깨어나자 일석 2016.12.01 118
1299 교인이 되는 조건이 있는가? 4 file 김균 2017.09.24 464
1298 교회 소 그룹 성공과 실패의 원인? 들꽃 2020.09.05 68
1297 교회 예배 김균 2020.03.22 110
1296 교회는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한다. 4 민초1 2016.10.03 352
1295 교회성장연구소, 한국 교회 SWOT 분석 자료 공개... 한국 재림교회의 ‘강점’ ‘약점’ ‘기회’ ‘위협’ 요소는? 용서 2016.09.17 272
1294 구스인이 그 피부를... 11 file 김균 2017.03.31 463
1293 구원 받았다고 확신하고 믿는다고 해서 정말 구원 받은 것인가? 이상구님 참조. 6 신천신지 2016.09.16 182
1292 구원받은 자는 이렇게 살지 않는다 - 계명에 충실한 자들을 "바리새주의로 지독하게 염색된 자들"로 매도하는 불법과 무법 5 한빛 2016.09.19 144
1291 구원의 조건도 구원의 조건 나름이다. 율법과 계명은 구원의 조건이다, 뭐가 어때서? 2 눈뜬장님 2016.09.18 146
1290 구월이 오면 산울림 2017.09.02 93
1289 구천 김균 2018.07.02 279
1288 국가에 대한 자부심, 우리는 결코 가질 수 없는 이유 1 Ariane 2016.10.17 109
1287 국가정보원을 해부해버린 남자 미디어 2016.10.09 128
1286 국격상승 가카입국 2 대 단 2016.10.30 104
1285 국립대 교수가 SNS에 대통령·더민주 대표 향한 욕설 댓글 5 부경 2016.09.11 140
1284 국민적 자부심, 우리도 이런 앵커가 있다! www.jtbc.co.kr 자부심 2016.10.02 251
1283 국정원 7대 사건 재조사 촛불 2017.06.21 80
1282 국정원, 헌재 '탄핵 동향' 불법사찰 의혹 sbs 2017.03.05 106
1281 국정원은 교묘했고 최승호는 집요했다 체다 2016.11.11 198
1280 군대내 항문성교금지법(군형법 92조 6항)이 합헌으로 결론나다-세상의 도덕적 타락을 막는 일에 재림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1 눈뜬장님 2016.11.08 228
1279 그 년이 그놈이고 그놈이 그 년이다: 우리가 광장으로 가야하는 이유 김원일 2017.01.01 151
1278 그 중에 간음 이야기로 질문한 이유(민초1님) 12 한빛 2016.09.19 266
1277 그것이 알고싶다 12 file 김주영 2016.12.01 424
1276 그것이 알고싶다_행복한 부부관계의 노란 신호, 섹스리스 그런 거 2016.09.10 338
1275 그날 그 자리에 창녀들이 있었다. 3 지경야인 2017.08.28 156
1274 그녀는 더 버텨야 한다 1 촟불켜고 2016.11.25 149
1273 그대들이 짐작하는 필명인이 정말 그필명인이라면 21 김원일 2016.09.25 331
1272 그래 내가 뭐라 합디까? 교리에 목매지 말라고 안 하던가요? 2 file 김균 2018.11.29 670
1271 그래도 새해... 2 아기자기 2016.12.23 152
1270 그러하다 작은아이 2020.12.29 100
1269 그렇다 18 박성술 2017.02.23 411
1268 그릇 아야기 3 fallbaram. 2020.05.10 102
1267 그릇 이야기 2 fallbaram. 2020.05.10 96
1266 그릇 이야기 4 1 fallbaram. 2020.05.10 109
1265 그릇 이야기 5 fallbaram. 2020.05.10 72
1264 그릇 이야기 7 fallbaram. 2020.05.12 144
1263 그릇 이야기-1 2 fallbaram. 2020.05.08 149
1262 그릇 이야기-6 fallbaram. 2020.05.11 109
1261 그릇 이야기-8 2 fallbaram. 2020.05.14 162
1260 그리고 오늘 라시에라대학교회 담임목사(여자!)는 설교를 끝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8 김원일 2016.10.15 356
1259 그리움 3 fallbaram. 2024.03.10 265
1258 그림자를 판 사나이 2 단편 2017.06.08 161
1257 그림자를 판 사나이 2 단편 2017.06.11 81
1256 그림자를 판 사나이-3 5 단편 2017.06.11 220
1255 그림자를 판 사나이-4 단편 2017.06.18 67
1254 그사람 6 file fmla 2018.02.23 362
1253 그의 영원하신 팔에 안기세 무실 2020.07.25 70
1252 극상품(완전한 품성) 포도나무에서 들포도가 맺힘은 어찜이요? 광야소리 2017.01.29 97
1251 극우 세력·보수 기독교 '박근혜 아바타' 황교안 받치는 두 축 6 쁘띠 2016.12.13 141
1250 근본 신분바로알기 2 하주민 2017.05.13 133
1249 글세요 11 어렵습니다 2016.10.23 219
1248 글올림 오직성령 2019.05.25 311
1247 금 과 흙 현실 2016.10.20 93
1246 기다림 1 fmla 2017.03.23 244
1245 기담자님 2 kan4083@daum.net 2016.09.17 124
1244 기도에 대한 괴이하고도 수긍이 가는 정의 1 김원일 2021.07.25 255
1243 기도하지 말자. 화내자. 김원일 2018.12.26 313
1242 기독교에서 진보와 보수의 결정적 구분은 '성서해석' 김균 2018.08.04 258
1241 기독자유당 "홍준표 지지" so 2017.05.02 103
1240 기록되었으되 신앙 1 김균 2016.09.18 152
1239 기쁨과 행복은 같은 것인가요? 무실 2021.06.26 134
1238 기술담당자님 2 바다 2016.10.06 137
1237 기술담당자님, 질문 있습니다. 2 궁금 2016.09.15 107
1236 기합빠진 국가안보실장 이해불가 2017.05.14 112
1235 길 거리를 지나갈때 1 하 수 2016.09.21 165
1234 길가에 버려지다 광장 2016.11.12 83
1233 길거리에서, 버스 안에서, 지하철에서~~~~ 일갈 2016.10.27 141
1232 길이란 fallbaram. 2024.04.26 185
1231 김 주영님께 드리는 편지 2 fallbaram 2017.01.02 309
1230 김광석 1 억울해 2017.09.30 133
1229 김균 어르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동영상: ( 80선을 내다보면서 . . . ) 10 둥근달 2016.09.27 215
1228 김균 장로님 가정 선교 100주년 기념 예배 (1916-2016년) 1 천성교회 2017.02.19 842
1227 김균장로님, 이 글을 꼭 보십시요....! 일갈 2016.10.27 185
1226 김균장로님...! 이 글도 꼭 보십시요. 1 일갈 2016.10.27 20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23

Copyright @ 2010 - 2024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