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6.10.27 03:25

패션이냐 비선이냐?

조회 수 13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대통령 옷 찾아 헤맨 2년

송혜진 주말뉴스부 기자

 

"누가 짓는지 어쩜 이렇게까지 비밀에 부칠까…. 골방에 재단사 불러다 놓고 직접 만드는 것 아냐?(웃음)"

2년 전쯤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가 박근혜 대통령이 입은 옷을 보면서 이 말을 했을 땐 농담으로 여겼다. 지난 25일 '최순실 손에 순방 일정표, 대통령 옷 맘대로 결정했다'는 TV조선 단독 보도를 보며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 들었다.

2010~2014년 패션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의 옷에 대한 기사를 종종 썼다. 특히 그의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오래 취재했다. 어디에 물어봐도 대답은 '알 수 없다'거나 '알려 하지 말라'였다. 전 세계 여성 지도자 중 누구도 이렇게까지 자신의 의상에 대해 함구하는 경우는 없었다. 더군다나 박 대통령처럼 시시때때로 색을 변주해가며 옷을 바꿔 입는 지도자라면 그 옷을 어떻게 정했고, 왜 골랐는지 대중에게 알리는 게 외국에선 정석이고 상식이다. 오죽하면 '박 대통령이 남몰래 직접 만들어 입는다'는 우스개가 나돌았을까. 그런데 박 대통령의 옷은 정말로 골방에서 은밀하게 만들어져 왔던 것이다. 그것도 최순실이라는 비(非)전문가, 문외한의 진두지휘 아래에서.

현 정부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가운데 앞모습 여성)씨가 2014년 11월 24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재단사 등에게 의상 제작 관련 지시를 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피트니스 트레이너 출신인 윤전추(왼쪽에서 둘째) 청와대 행정관은 검은색 트레이닝복 바지를 살펴보고 있다. 최씨는 이 사무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옷을 만드는 데 관여했고, 실제 박 대통령은 공식 행사장에서 이 옷들을 입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TV조선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보랏빛 클러치를 들고 나왔을 때 그 가방을 만든 회사를 찾아 알리고 싶어서 취재했다. 가방 회사 이름이 '빌로밀로'이고 이 중소기업의 대표는 고영태라는 사실은 알아냈다. 가방을 제작한 서울 성수동 가죽 공장까지 찾아갔더니 공장 사장은 펄쩍 뛰었다. "절대로 기사가 나가면 안 된다"고 했다.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위에서 절대로 발설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기사 나가면 우리가 혼납니다."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들고 다닌 가방이 을지로 지하상가에서 제작됐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갔을 때도 비슷한 반응을 접했다. "안 쓰는 게 도와주는 겁니다."

대통령 패션이 왜 기밀(機密)인 걸까 의아했다. 당시 취재 후기를 엮어 2014년 1월 말 기사를 썼다. 그때 몇 곳 빈칸으로 남았다가 이번에 뒤늦게 맞춰진 퍼즐은 경악스러웠다. 고영태가 최순실이 설립한 국내 법인 회사 '더블루K'의 사내이사였다는 것, 박 대통령이 입고 걸친 모든 것이 소상공인을 생각하는 '서민 행보'에서 나온 게 아닌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보여주는 슬픈 증거였다는 사실만 남았다.

그간 대통령의 옷을 평해 왔던 전문가들에게 연락해봤다. 어떤 이는 "그토록 아마추어 흔적이 심했던 이유가 있었다"고 한탄했고, 또 다른 이는 "그의 옷에서 국가 지도자의 메시지를 읽으려 애썼던 게 민망하다"고 허탈해했다. 한 디자이너의 한숨 섞인 이 말이 계속 귀에서 맴돈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지도자가 비선(秘線)이 조종하는 대로 입고 걸쳤다니…. 우리는 그걸 보면서 저게 대한민국 대통령의 패션이라고 말했다니요." 대통령의 옷에서 패션이 아닌 '비선'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심정이 참담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김원일 2014.12.01 8665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7 38735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7 54611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6361
1530 <육식>하고 싶으면 <금식기도>해서라도 끊으세요 예언 2016.10.24 115
1529 NASA의 화성 탐사, 사실인가? 조작인가? 눈뜬장님 2016.10.25 115
1528 '수사대상' 청와대가 법치 무력화...... canon 2016.10.29 115
1527 NYT “박 대통령은 한국 여권 신장에 방해되는 인물” 산소호흡기 2016.11.22 115
1526 자유한국당, 해체가 답이다....보수신문에서 그나마 읽을 만한 칼럼 한 꼭지. 2 사라져야할 유신보수 2017.08.25 115
1525 예루살렘 무실 2020.06.16 115
1524 비유 김균 2020.07.09 115
1523 건강한 삶의 알파와 오메가 1 김주영 2021.02.01 115
1522 멕시코에 남겨진 우리 한민족의 흔적들( 1,2,3, 강의) 한국사람 2017.08.31 116
1521 안교공과의 질문과 가능한 대답 들꽃 2020.10.17 116
1520 북한 '최악 물난리'에 '인도적 지원' 놓고 갈라진 국론 2 청산 2016.09.19 117
1519 서북미 연합여성선교회 자선음악예배 여성 선교회 2016.10.06 117
1518 길가에 버려지다 광장 2016.11.12 117
1517 인생이란 거울 2017.05.05 117
1516 특전사 포스 안보 2017.06.24 117
1515 류효상의 신문을 통해 알게된 이야기들 (11월 4일) incheonin.com 2016.11.06 118
1514 [단독] "삼성, 정부 지원 약속받고 280억 지원 계획" 별세개 2016.11.06 118
1513 좋아 할때가 있으면 미워 할때가 있고 이제 시작 2016.12.21 118
1512 개헌론자들에 대해 유시민 작가의 일침 한국 2017.05.07 118
1511 “박근혜 쫓겨날까봐 미국·일본 협정 서두르고 있다” 서명 2016.11.21 119
1510 유시민이 살면서 가장 분노한 두가지 "이명박과 세월호" 크리스찬 2017.06.10 119
1509 사람이 해(태양)아래서 하주민 2017.07.14 119
1508 제 22회 미주 재림 연수회 (동부) file 새벽별 2017.09.03 119
1507 1095회 "140억은 누구의 돈인가? - BBK 투자금 진실게임" (2017년 9월 28일 토 방송) 이명박 장로 2017.10.02 119
1506 돌팔이 김균 2020.04.11 119
1505 그릇 이야기 4 1 fallbaram. 2020.05.10 119
1504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라면이 익어가는 시간…'3분' 불꽃 2016.09.18 120
1503 "아베에게 10억 엔 돌려주자" 주장 확산 1 국채보상운동 2017.01.09 120
1502 정결한 자들의 기도 제목은 심판 (25) 곰솔 2017.01.29 120
1501 해금찬양연주 : '목마른 사슴' , '시편 8편' ,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눈장 2017.05.10 120
1500 1930년대에서 온 북한 성경책- 현재 20만명 기독교인이 있다 한국사람 2017.09.03 120
1499 겨울 숲은 환하다 1 다알리아 2021.01.25 120
1498 '성전'이라는 신기루 곽건용 목사 설교 04 김원일 2021.02.20 120
1497 "나쁜 대통령은 자기 위한 개헌한다" 노무현의 무서운 예언? 유산균 2016.10.25 121
1496 도올의 눈물... 박근혜가 만든 국정교과서에 '한방' 먹이다 눈물 2016.11.30 121
1495 미주도 이재명 시장을 주목한다 미주 2016.12.08 121
1494 이인규 "반기문 웃긴다…돈 받은 사실 드러날 텐데" 누컷뉴스 2016.12.26 121
1493 전원책 VS 이재명 피튀기는 토론 현장!! 불꽃 2017.01.03 121
1492 곽건용 목사의 책 이야기-성서의 뜨락을 거닐다 02 <Text and Concept (텍스트와 개념)> 1 김원일 2021.01.23 121
1491 매일 독을 먹이는 기업, 당신이 절대 모르는 이유 생명 2016.10.12 122
1490 이제 정치인들에게 그만 속자. 제발 좀 깹시다. 제발공부좀하자 2017.03.18 122
1489 6년 전 민주당 도청의혹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전모 2017.06.08 122
1488 명진 스님 ③ 깨달음에 대하여.........."목탁으로 독재자 머리통 내리쳐야" 에르미 2017.06.23 122
1487 우물 안 개구리 바다를 보다 김균 2020.03.28 122
1486 [북토크] 도올 김용옥 "박 시장은 거짓말을 안한다" seagull 2016.09.28 123
1485 [3시 뉴스브리핑] 트럼프 '모욕-말 끊기' 도발…지지 않은 힐러리 트힐 2016.09.28 123
1484 대통령되려고 뭐를 준비했을까? 시사인 2016.09.29 123
1483 금 과 흙 현실 2016.10.20 123
1482 <허약하거나 아픈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 꼭 해야 할 것 1 장동기 2016.11.30 123
1481 항거가 없는 세상 fallbaram. 2020.06.01 123
1480 "생명의 성령의 법"은 다른 것이 아니라 , 성령의 소욕을 통하여 지켜지게 되는 계명과 율법을 가리킨다. 눈뜬장님 2016.09.16 124
1479 HTML 에 포스팅이 소스를 이용해도 안되는데요 2 전용근 2016.09.24 124
1478 '쓰까요정' 김경진, 조윤선에게 "왜 사냐"고 묻다 묻다 2017.01.10 124
1477 오만불손 김균 2020.06.24 124
1476 “금식하면서 다투며 싸우며 악한 주먹으로 ...”(사 58:4) 11 청지기 2016.09.19 125
1475 [방송 최초] '고영태 예언', 청문회 2일 전 인터뷰 녹취록 공개!(K스포츠 전 과장과 새누리당 의원의 달콤한 입맞춤. 사전 모의 증거 동영상) 깜놀 2016.12.25 125
1474 류효상의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6년 10월 25일 화). 우리를 둘러싼 국내외 주요 이슈 & 촌평 노란풍선 2016.10.25 125
1473 [170515 소셜라이브] 청와대, 총성 없는 전쟁터 라이브 2017.05.16 125
1472 히딩크가 한국에 다시오면? 히딩크이별눈물 마지막탄 / 2002년 월드컵 전설 대한민국 2017.09.15 125
1471 교회 소 그룹 성공과 실패의 원인? 들꽃 2020.09.05 125
1470 역사채널e - The history channel e 비운의 옹주 덕혜 덕혜 2016.09.17 126
1469 시대적인 표적을 분별하자. 광야소리 2017.01.09 126
1468 민초에 동영상이 올라가지 않는 분들께 알려 드립니다. 4 기술담당자 2017.03.02 126
1467 제 21회 미주 재림 연수회 (서부) file 새벽별 2017.04.01 126
1466 '엄마'가 된 '남자 출산 2017.08.03 126
1465 x 예언 2016.10.28 127
1464 평해황씨(平海黃氏)가문에서의 진인(眞人) 출현에 관한 내용 중 일부...해월 황여일의 예언(해월유록에서) 현민 2017.01.01 127
1463 끝이 없는 이야기 (9) 곰솔 2017.01.13 127
1462 구월이 오면 산울림 2017.09.02 127
1461 옴진리교와 일본사회에 대한 기묘한 이야기 노란리봉 2017.09.29 127
1460 교회 예배 김균 2020.03.22 127
1459 건강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2 김주영 2021.01.17 127
1458 한국정부가 배워야 할 '기자회견의 정석' (동영상) 1 2016.11.06 128
1457 KBS, 라디오서 어버이연합 보도한 기자 다음날 교체 kbs 2016.11.12 128
1456 미국에 이런 시민 있나요? 광장 2016.11.13 12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23

Copyright @ 2010 - 2024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