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친구 안대휘를 그리며

by Rilke posted Feb 22, 2021 Replies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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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즘 저희교회에서 코비드19 상황에 맞추어서, 여러 소모임을 하는데, 저는 인터넷 줌으로 "문화와 신앙"이라는 주제로 매주 일요일 저녁에 소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주제로 하며는 좋겠다고 해서, 음악과 신앙, 책과 신앙, 영화와 신앙, 성서와 신앙, 그리고 삶과 신앙 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문화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알고 밝지를 못해서, 여러 사람이 같이 자기의 생각을 나누고 듣고 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음악과 신앙"이라는 주제로 했습니다. 매주 모임에 앞서 제가 회원들에게 글을 써서 보내는데, 아래의 글이 그때 썻습니다. 

 

 

 

 

여러분 주위에 음악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까? 

 

대학에 들어갔는데, 교련이라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기초 3월에 "입영훈련"이라고 1주일간 군부대에 가서 훈련을 받는것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모든 대학생들이 이 훈련을 했습니다. 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시절이어서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입영순서가 있었는데, 서울대가 제일 먼저 들어가고 그 다음이 연대, 고대, 이런 순이었습니다. 

 

일요일에 들어가서 일요일에 나오는,

 

훈련을 다 하고, 마지막 훈련평가 그리고 열병 (군대 행진)등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이 토요일날 있었습니다. 안식일 아침 떨리는 마음으로 행정반을 찾아가서 담당 장교에서, 안식일교인임과 안식일을 지켜야 되어서 훈련에 참여하지 못함을 설명했습니다. 

 

다행히 허락을 받고 행정반에서 성경을 읽으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마도 대학생이라서 봐주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군대에 갔을때 첫 안식일 (금요일 저녁)에는 똑같은 상황이었는데, 상관이 제 성경책을 땅에 집어 던지면서,욕을 하면서 안된다고 했었습니다.

 

대학에 합격을 하고, 대학에 들어 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학교선배인 충재형 (이충재, 현 충북대 의대 교수)이 직접 제가 있는 교회로 찾아와서, 같이 학교에서 예수님을 믿고 선교활동을 하자고 했었습니다. 같이 학교 다니면서 신앙과 선교를 하고, 인연이 되어서 "대학생 선교회" 활동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고대에 다니던 정호형이 ACT (Adventist Collegians with Tidings) 라고 이름을 붙혀서 , 그 후로는 액트로 통했습니다.

 

맨처음에는 교회도 없었고, 동중한 합회와 서중한 합회가 같이 (연합회 아래에) 시조사 건물에서 모였습니다. 거기에서 처음으로 노래 잘하는 사람, 경상형을 만났습니다 (현, 상아치과및 원주 상지대 교수, 우리 교회에 건강전도회로 캐나다에서 왔던 손영상의사 선생님의 동생). 

 

거기에서 액트중창단을 만들어서, 맨처음에는 같이 노래도 부르고 했습니다. 잘하는 사람 옆에서 부르니까, 같이 잘해짐을 알게 되었죠. 노래에 재능이 없음과 다른 액트활동에 바빠서 그만 중창단을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는 경상형 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은 딱 한사람 만났습니다. 경상형의 도움으로 군대제대후에 액트 간사회를 조직할수 있었고, 서울대 액트방을 구해서 거기서 본격적으로 간사활동도 했었습니다.

 

대학2학년때 서중한 액트가 따로 결성되어서, 종로에 있는 중앙교회 2층 (서중한 합회) 회의실에서 매주 모였습니다. 충재형이 회장, 제가 총무, 그리고 부회장은 안대휘 (연대 의대). 제가 만나본 사람중에서 대휘가 음악을 가장 잘했습니다. 노래도 잘하고, 지휘및 작사/작곡도 잘하고, 나중에서 한국삼육고등학생 졸없생들을 모집해서 "물보다 남성 중창단"도 만들었고,

 

대휘는 겸손하고 착했습니다. 어느날 대화중에 "입영훈련"이야기가 나와서 거기서 안식을 지킨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대휘가 깜작놀래더군요.

 

 "너 였냐?"

 

자기도 입영훈련을 가서 안식일 때문에 행정반 장교를 찾아 갔더니, 먼저번 학교 때 벌써 이런일이 있었다면, 아주 쉽게 안식일을 해결했다고, 자기 앞에 누가 먼저 그랬는가가 늘 궁금했다고 했습니다. 대휘는 삼육학교를 나왔고, 저는 일반 고등학교를 나와서 서로 알수가 없었지요. 

 

내가 한 작은 행동이 다른사람에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저를 매우 놀라게 했습니다.

 

대휘가 본과 들어가기 전까지 1년동안 같이 재미있게 액트활동을 했었습니다. 

 

충청도에서 같이 액트 전국 임원 수련회도 같이 갔고, 강원도에서 하는 수련회도 같이 했고,

 

강원도 수련회를 마치고 같이 고속버스를 타고 오는데, 여자친구 준다면서 조그마한 선물을 저에게 보이면서 웃던 모습이 가끔씩 생각이 납니다. 

 

그후 저는 군대가고, 1000명 선교사로 필리핀 가고, 복학하고, 그리고 미국에 왔고, 

 

대휘는 본과 마치고, 레지던트 하고, 전문의로 "안과 의사"가 되었음을 들었습니다. 대학때 제가 자주, "너는 안씨니까 안과를 해야지"라고 했었는데, 진짜 안과를 할줄을 몰랐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대휘는 많은 음악활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만나지는 못했지만, 음악회 소식, 그리고 테이프나 시디로 노래를 출판한것을 들으면서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최근에서야 그동안의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내용들이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제가 아는 내용들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대휘는 빈민촌 판자집에서 8식구가 살았다고 합니다. 너무 좁아서, 4명은 줄줄이 이렇게 눞고, 다른 네명은 줄줄이 다른쪽으로 눞고

 

마치 시궁창에 빠져서 허덕이는 느낌어었다고 했습니다.

 

공부만이 시궁창에서 빠져나오는 길이라 일찍 생각하고, 새벽2시까지 공부하고, 아침 6시에 일어나고, 매일 코피를 쏟고

 

중3때는 목사가 되려했는데, 성적이 올라서 나중에는 의료선교사가 되려고 의사가 되기로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30일 다 되어서 레지던트를 할때도 매일 판자집으로 돌아오고, 많은 주위 사람들이 의사가 판자집에서 살아서 의아해 했다고 합니다.

 

전문의를 따서, 이제는 살아갈수 있겠구나 했는데, 형이 사업을 한다면서, 의사인 자기를 보증으로 했는데, 사업이 실패해서 10억의 빚을 자기가 떠안았다고 합니다. 

 

그때의 심정은, 시궁창보다 더 지독한 "하수구"에 빠져서 아무리 헤엄쳐도 빠져 나올수 없는 심정이었다고 합니다. 매달 이자만 2천만원씩 갚아야 했고,

 

다행히 결혼을 하고, 쉬는날 없이 매일 일을 해서, 15년만에 모든빚을 다 갚았다고 합니다. 

 

모든빚을 다 갚고, 드디어 살만해져서 어린 두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미국이민을 결심하고, 영주권을 받았습니다. 미국은 의료비가 비싸서, 한국에서 기본적인 신체검사를 다 하려고, 친구들이 있는 병원에서 검사를 했습니다.

 

무척 건강해서 별 걱정없었는데, 위암4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때의 심정은 "땅도 닿지 않은 깊은 계곡으로 추락하는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위를 다 떼내고, 거기에 있던 림프까지 다 들어내고, 겨우 숨만 쉬는 단계였는데, 

 

조금씩 몸이 회복하여, 예전의 50프로 정도 까지 회복했을떄, 수술실로 들어가기전 하나님께 약속했던 "의료선교"를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몸이 회복이 다 되지는 않았지만, 지금 아니면 영영 못갈거라는 생각에,

 

아프리카로 의료선교를 가서 수백명의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하였습니다.

 

암이 다시 재발해서, 마지막으로 식구들과 같이 한달의 아프리카 의료선교를 갔고,

 

그리고, 얼마 안있어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제작년 2018년입니다. 어린 두자녀와 아내를 남겨놓고.

 

같이간 동료들에게 마지막으로 간증하면서, '여러분은 더 많은 시간을 하나님께 봉사할수 있어서 좋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대휘가 거의 마지막에 지은 노래가 "여호와 라파"입니다. 출애굽에 나오는 "여호와는 치료하시는 하나님"에서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가장 음악을 잘하고, 그 음악처럼 살아간 "안대휘"친구를 그리면서 "음악과 신앙"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대휘를 생각하니, 보고싶은 생각보다 미안한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아파서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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