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20.06.24 03:01

목구멍을 넓혀라

조회 수 55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목구멍을 넓혀라

 

나이를 먹으니 전도서가 수시로 생각난다

그런 날에는 집을 지키는 자들이 떨 것이며

힘있는 자들이 구부러질 것이며 맷돌질 하는 자들이 적으므로 그칠 것이며

창들로 내어다 보는 자가 어두워질 것이며

길거리 문들이 닫혀질 것이며 맷돌 소리가 적어질 것이며

새의 소리를 인하여 일어날 것이며 음악하는 여자들은 다 쇠하여질 것이며

그런 자들은 높은 곳을 두려워할 것이며 길에서는 놀랄 것이며

살구나무가 꽃이 필 것이며 메뚜기도 짐이 될 것이며 원욕이 그치리니

이는 사람이 자기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고 조문자들이 거리로 왕래하게 됨이라

은줄이 풀리고 금 그릇이 깨어지고 항아리가 샘 곁에서 깨어지고

바퀴가 우물 위에서 깨어지고“(123-6)

 

얼마 전부터인지는 몰라도

1000mg의 알약이 목구멍에 걸리더니 요즘은 500mg도 걸린다

지난번에는 밥 먹는데 전화가 와서 다 씹지도 않은 소고기 한 점을 삼켰는데

기도에 딱 걸렸다

교회에서는 내가 제일 큰 소리로 열심히 찬미를 부르는데

요즘은 목구멍이 아파서 큰 소리로 못 부르겠다

물도 마음대로 꿀컥거리며 못 마신다

내가 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 친구가 하루는 병원에 입원했다기에 병문안을 갔더니

목의 울대를 수술해서 목소리가 모기날개 소리를 냈다

이건 쇳소리도 아니고 몇 년을 고생하더니 10여년이 지난 후 만나보니

겨우 정상으로 돌아왔었다

그건 젊었으니 가능했지 요즘 같은 나이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28개의 이빨 가운데 반 이상이 남의 쇠로 만든 것이니 맷돌질도 어렵고

근시 원시 사시 노안까지 곁들이고 눈까풀까지 쳐지니 창틀도 닫힌다

나도 눈까풀이 쳐져서 수술하려 했는데 그리고 백내장이 좀 있어서 수술하려 했는데

그 흔해빠진 구충제 먹고서 대강해결되었다

그놈의 구충제 참 용한 의약품이었다

 

메뚜기도 짐이 되는 계절이다

살구나무에 꽃 피는 계절이다

고목에 꽃이 피니 그 나무가 곧 죽을 것을 예견하듯이

인간도 얼굴에 저승꽃이 자주 나온다

그래서 표시나지 않게 살려고 전기로 지지고 약을 발라 저승꽃을 지운다

 

혼자서 간도 크게 백두대간을 걸었다

남들 믿거나 말거나 말이다

처음에는 대단하지 않게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죽는 줄 알았다

서울서 출발하는 팀을 따라 다니다가 너무 느리게 걷는다고 축출 당했다

어르신 늦게 걸어도 됩니다 어르신 같이 갑시다 하더니

오대산 주차장에서 노인봉 소황병산 양떼 목장을 걷는 눈길에서

1시간 반쯤 쳐졌다고 매몰차게 날 버렸다

그 길로 홧김에 혼자서 걸었다

1200km의 산을 탄 것 같다 몇 번의 죽을 고비를 겪었고

눈덮힌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해는 졌고 목숨을 포기하고 나니 참 평화로웠다

평화로우니 한 시간쯤 지나서 길이 보였다

 

은줄이 풀리고 금 그릇이 깨어지고 항아리가 샘 곁에서 깨어지고

바퀴가 우물 위에서 깨어지고

인생길 하직한다고 좋은 것들이 다 풀리고 깨지는 날이 다가올 때

나는 주님 앞에서 뭐라고 변명할까?

전도자는 이렇게 결론 짓는다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신은 그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127)

 

우리는 주님 앞에서 무엇을 기억하며 살아야 할까?

이 땅 모든 것은 헛되고 헛된 것뿐이라는 것부터 기억하라 하신다

여기서 글쓰기 시합하는 한심한 것부터 헛되다

페이스북은 잊혀질 권리를 달라는 페북 글쓰기 자들의 죽음 앞에서

지우고 갈 수 있는 권리를 줬다

그냥 둬도 아무도 찾지 않는 것 같은데

요즘 정치권이 하는 꼬라지나 종교적인 반대자들이 하는 꼬라지 보니

지우기는 지워야겠지만

남의 글까지 모두 저장해 놓은 인간들 앞에서는 페북의 마크 주커버그도 속수무책일 거다

 

목구멍을 넓혀서 뭣할건가?

살아 있을 때 맛있는 것 많이 먹고 할 말 많이 하고

그리고 큰 소리로 찬미하고 싶은 거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김원일 2014.12.01 8508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7 38554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7 54321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6179
1518 아침 안개 속에 다가오신 님 김균 2020.09.07 146
1517 안식일(9) 두 안식일 1 김균 2020.09.07 131
1516 교회 소 그룹 성공과 실패의 원인? 들꽃 2020.09.05 61
1515 지난주 교과 질문 들꽃 2020.09.05 83
1514 이 상구(2) 3 김균 2020.08.28 382
1513 도마도 죽었다 김균 2020.08.28 105
1512 달수님 4 김균 2020.08.22 185
1511 축하 합니다 북미지회 새 총무부장 2 들꽃 2020.08.18 185
1510 말세의 징조인가요 2 들꽃 2020.08.09 170
1509 아무리 생각해도 들꽃 2020.08.09 95
1508 아담에게 드리는 노래. 바이블 2020.08.03 66
1507 켈로그와 이 상구(1) 3 김균 2020.08.02 327
1506 패배주의는 우리의 적입니다 좋은나라에 사는 것에 감사합시다 김균 2020.08.02 77
1505 나는 속죄를 위해서 밤을 새면서 기도해 본 일이 없다 3 김균 2020.07.30 113
1504 Fallbaram 님의 슬픈 소식 듣고 1 들꽃 2020.07.29 207
1503 아! 기독교 1 김균 2020.07.29 113
1502 그의 영원하신 팔에 안기세 무실 2020.07.25 55
1501 장강의 눈물-거대 중국의 민낯 김균 2020.07.23 78
1500 여우사냥하는 나라 김균 2020.07.15 114
1499 고로나19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 김균 2020.07.12 117
1498 손가락 후문 file 김균 2020.07.09 114
1497 비유 김균 2020.07.09 68
1496 장기적출의 나라 김균 2020.07.09 99
1495 순종할 수 있다고??? 1 fallbaram. 2020.07.07 169
1494 유투브 닥터 김 (김주영 박사) 건강 TV 개설 1 무실 2020.07.04 136
1493 늙고 병들고 고집만 남은 양 3 김균 2020.06.25 145
1492 교리가 진리라는 포장을 거치면 1 김균 2020.06.24 114
1491 오만불손 김균 2020.06.24 99
» 목구멍을 넓혀라 김균 2020.06.24 55
1489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 김균 2020.06.23 74
1488 카스다에서 어느 목사에게 쓴 글 1 김균 2020.06.22 360
1487 별똥별이라도 되고 싶다 김균 2020.06.22 52
1486 유대인의 안식일도 하나님의 인일까? 1 김균 2020.06.21 81
1485 코이 1 김균 2020.06.20 78
1484 선한 능력으로 1 무실 2020.06.19 487
1483 재림교회 다니엘서 연구학자들 중 이설자 2 김균 2020.06.18 148
1482 예루살렘 무실 2020.06.16 61
1481 찔레의 법 2 fallbaram. 2020.06.09 109
1480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볼 수 밖에 없는 1 fallbaram. 2020.06.02 129
1479 항거가 없는 세상 fallbaram. 2020.06.01 90
1478 George Floyd를 위한 사회주의 기독교인들의 기도 김원일 2020.06.01 126
1477 요즘 한참 시끄러운 정의연대의 장부이야기입니다 1 김균 2020.05.28 134
1476 바깥에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fallbaram. 2020.05.19 126
1475 COVID-19에 관한 음모론적 글 금지합니다. 김원일 2020.05.19 3170
1474 안식일은 십자가의 그림자인가? 1 김균 2020.05.15 193
1473 그릇 이야기-8 2 fallbaram. 2020.05.14 146
1472 그릇 이야기 7 fallbaram. 2020.05.12 95
1471 그릇 이야기-6 fallbaram. 2020.05.11 91
1470 그릇 이야기 5 fallbaram. 2020.05.10 63
1469 그릇 이야기 4 1 fallbaram. 2020.05.10 97
1468 그릇 아야기 3 fallbaram. 2020.05.10 94
1467 그릇 이야기 2 fallbaram. 2020.05.10 80
1466 Too Much Heaven 3 박희관 2020.05.08 139
1465 그릇 이야기-1 2 fallbaram. 2020.05.08 145
1464 민초를 온통 도배하고 있는 김균 장노님의 수고는? 8 fallbaram. 2020.05.07 263
1463 아들 2 박희관 2020.05.07 142
1462 $5 4 file 박희관 2020.05.03 131
1461 정통 기독교 7 김균 2020.05.01 282
1460 일요일 휴업령에 대한 꿀 팁 하나 4 김균 2020.04.30 219
1459 손 들엇 1 김균 2020.04.30 63
1458 간첩과 그 가족들 2 김균 2020.04.29 68
1457 따끈따끈한 이야기 file 김균 2020.04.29 52
1456 우리가 만든 예언도표대로 이루어진다? 5 김균 2020.04.27 119
1455 물에 빠진 새앙 쥐 김균 2020.04.27 36
1454 일요일 휴업령에 대한 나의 소견-1 김균 2020.04.24 98
1453 안식일(7) 유대인의 안식일 김균 2020.04.23 56
1452 선거도 끝나고 2 김균 2020.04.20 93
1451 침례 요한이 되고 싶은 분들 김균 2020.04.15 48
1450 돼지 머리 맞추기 김균 2020.04.14 40
1449 진보와 보수라고 자칭하는 분들께 김균 2020.04.13 57
1448 똥통과 물통 김균 2020.04.13 55
1447 돌팔이 김균 2020.04.11 46
1446 안식일(6) 너희의 도망하는 일이 김균 2020.04.11 65
1445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 1 김균 2020.04.10 75
1444 연습 3 김균 2020.04.09 10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23

Copyright @ 2010 - 2024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