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by 김균 posted Sep 27, 2016 Replies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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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례 사

 

오늘 이 자리에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참석하셔서

젊은이 두 사람의 결혼장소를 빛내 주신 내빈 여러분들께

신랑신부와 가족을 대신해서 먼저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요즘은 시간이 돈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여간해서 이런 곳에 투자를 하지 않고 축의금을 온라인으로 보내는 분들도 많지만

이렇게 오셔서 축하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여기 이 두 사람은 어쩌다 만난 것이 아니라

옛날부터 점지함을 받았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주례를 설적마다 상대는 새로운 사람들이지만

한결 같은 생각은 먼 옛적의 점지된 두 사람이 오늘에 만나서

새로운 가정을 꾸민다 이것이 인간 세상의 큰 일 중의 큰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 이 젊은이들은 많이 배워서 아는 체 하는 것 있을지라도

옛날에는 결혼하지 않으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댕기를 꼬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인생사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이제 이들은 서로가 부딪히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익히면서 인생을 살아갈 겁니다

곧 부모가 되고 그 부모 노릇하느라고

그리고 나이가 더 들면 인생살이 힘들어 할 겁니다

그럴 때마다 여기에 축하를 오신 분들이 건강한 가족,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힘이 되어 주고 버팀목이 되어 줘야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성경을 읽고

절에 가지 않아도 불경을 읽는 시대입니다

성경을 읽어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을 만날 때에 레위는 아직 자기 조상의 허리에 있었음이니라”

이게 무슨 말인지 교회 다니는 분들에게 물어봐도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레위는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단군성왕과 같은

아브라함이라는 유대족속의 시조의 증손자로서

태어나기 전에 증조부 허리에 있었다는 말인데 이걸 이렇게 설명 드립니다

 

사람들은 건강을 제일로 생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먼저 생각하는 보약의 효험은 스테미너가 왕성해 지는 것이라 여깁니다

그러나 사실은 아무리 스테미너가 왕성해도 허리가 부실하면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사람은 서서 다니고 서서 일하는 직립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직립인간은 허리가 부실하면 사람 구실을 못합니다

옛날 우리 시대에 군대에서 야구방망이로 상관에게 맞아서

허리가 부실해진 친구들 많습니다 비만 오면 쑤시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그 아비의 허리에 있었다고 합니다

즉 허리라는 말은 생존이요 종족보존이요 가족부양의 원천이란 말입니다

여기 신랑도 할아버지 허리에 있다가 아버지를 통해서 태어났다는 말입니다

이야기 전개가 재미있나요?

 

그래서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서는 보약도 먹고 운동도 하고 그러는데

그런다고 다들 건강해 지는 것도 아닙니다

옛날 사람들은 먼 길을 떠나려면 허리부터 동여맸습니다

전쟁터에 나가든지 무슨 큰일을 하려면 허리부터 동여맸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만원짜리 혁대에서부터 수백만원짜리 혁대를 맵니다

왜 혁대를 맬까요? 하의가 벗겨지는 것을 막으려고 그런다는데

그렇다면 만원짜리나 그냥 헝겊으로도 맬 수 있지 않나요 꼭 비싼 것을 매야하나요?

루이비똥이니 뭐니 하는 것 매야 하나요? 웃음 나지 않아요?

그런데 무슨 일을 하려면 허리를 동여매듯이 신랑도 허리를 동여 매야 신부를 먹여 살립니다

평생을 동여매고 살아야 합니다

그 허리띠를 쉽게 다른 집에서 풀면 문제 생깁니다 내 말 살아가면서 귀담아 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집안이 조용하고 화목해지고 존경받는 남편이 되는 겁니다

물론 신부도 그래야 할 겁니다

허리띠는 집안에서만 풀어놓는 습관을 들여야 만사가 튼튼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허리가 튼튼해진다는 말은 허리에 있었다는 말은

부모의 권위를 이어 받는다 하는 말과 같습니다

부모는 자식이 자기를 닮았다 하면 기분 좋다고들 하지요

 

저는 내년 3월이면 우리 집사람과 결혼한지 50년 금혼식을 할 나이가 됐습니다

참 어려운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문제도 많았지만 여기까지 왔습니다

여기 이 신랑 신부도 이렇게 오래도록 사랑을 나누고 자식을 낳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살아야 합니다 물론 살아가다 보면 기분 나쁜 일도 생깁니다

그러나 꼭 기억할 것은 불행한 일은 밤을 넘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몇 날 며칠을 부루퉁해서 말하지 않는 부부들 보면 이해가 안 됩니다

남편이 아이를 통해서 부인에게 이야기하고 부인은 아이를 통해서 의사 전달을 하는 그게

자주 반복되면 부모의 권위도 떨어집니다.

자기 허리에서 나온 자식에게 이런 대접을 스스로 받는 부모가 되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부르는 찬미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이 세상은 환난 고통 허다하나 이를 모두 웃음으로 대하면

근심걱정 안개처럼 걷히나니 근심대신 항상 웃고 지내라

웃음은 예쁜 꽃과 같아서 마음을 기쁘게 하나니

맑은 때 또한 흐린 때도 언제나 웃으며 지내라“

 

그래서 웃음은 국제적이라 합니다

한국 사람끼리 있을 때 실실 거리고 웃으면 이상한 사람으로 몰리지만

외국에 가서 말을 못 알아들을 때 웃는 웃음은 만병통치약입니다

이 가정에서 나온 화목한 웃음소리가 온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게 하십시오

 

요즘 신랑신부는 주례사 길게 하는 것 원치 않습니다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고 마칠께요

 

세상은 만만한 것 아닙니다

그래서 평생을 같이 가는 사람은 숨기는 것이 없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믿음도 가급적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한순간에 뿌리 뽑을 생각은 마시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이루시기 바랍니다

살아가면서 더 좋은 세상 만드시기 바랍니다

만들려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부부간의 사랑은 흙 수저 금 수저를 구별하지 않습니다

주례사를 마칩니다

 

2016년 5월 8일

주례자 김균

 

 

사족

 

주례를 하러 가서 서 있는데

신랑이 들어오고

신부가 들어왔어요

가만 보니

이런 주례사가 필요한 분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주례사 덮어버리고

생각 나는대로 간단히 이야기했어요

 

긴 이야기가 필요없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잘 살아야 하는

그런 신혼부부였어요

 

싸우지 말고 잘 살거래이

인생 짧고

인생 니들 하는 것에 따라 더럽기도 행복하기도 한 거다

 

주례사가 뭔가요?

남은 인생 훈계하는 거 아닌가요?

 

살다가 지겨우면 오늘 기억해라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인간 되던가요?

아직 안 됐다구요?

어쩜 나랑 꼭 같냐?

그리 예수 믿고 변한다고 욕질까지 하면서도

안 변하는 인생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는 성향

아 예수 없이 사는 사람 부럽다

이런 고통 안 당해도 되는 것 아냐?

 

이 주례사 사용 안했으니

필요한 분 가져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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