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염려

by 김균 posted Apr 06, 2017 Replie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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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염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방탕함과 술취함과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지고

뜻밖에 그 날이 덫과 같이 너희에게 임하리라“(눅21:34)

 

우리 목사님들 이 구절 무척 좋아하나봐

교인들 두들길 때 유독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이 구절을 뜯어보면 우리가 그리 당해야 할 구절이 아니다

 

우리가 조심할 것 3가지

방탕

알콜 중독

먹고살기 걱정

이거 계속하면 마음이 둔하여 진다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일과 쓸데없는 세상 걱정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날이 갑자기 닥쳐올지도 모른다 조심하여라“(공동번역성경)

 

지난 달 생활비를 점검해 보니

평상시보다 2배가 더 들어갔다

“아차 큰일 났구나

내가 방탕하게 살았구나

내가 흥청망청했구나“

이리 생각했다면 살맛나겠는가?

 

캠핑도구를 처음 장만할 때는 100만원이면 된다고 하고 시작했는데

막상 시작을 해보니 새로운 것 사기를 좋아하는 내 성미에

사고치기 딱이었다

사고사고 또 사고......

 

 

여기서 ‘둔하여지다’(바레오, 수동태)는 ‘곤하여 졸다’라는 뜻이다

방탕하면 둔해지고

술취하면 둔해지고

생활의 염려가 생기면 둔해진다

하늘은 저 멀리서 손짓하고

신앙의 깊은 맛은 사라지고

종교성만 남고 믿음의 의를 잃어버린다

 

여기서 오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방탕과 술 취함이 아니라 바로 생활의 염려이다

우리가 방탕하고 술 취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 한국은 조기 은퇴의 피바람

다니던 회사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으로

주머니를 닫았다

돈이 돌지 않고 가진 자들의 전유물인 고급제품만 날개 달린 듯 팔린다

가방 한 개 5-600백만원하고

코스트코에 가면 몇 천원짜리 식료품부터 수억짜리 보석까지 판다

나는 고급 보석과 시계를 아이쇼핑하는데 대부분을 사람들은 그냥 지나친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네

 

생활의 염려

조기은퇴한 분들이 주로 차리는 가게가 닭 집이라 한다

말이 좋아서 치킨집이지 그것 닭 튀김집 아닌가?

옛날에는 시장 한쪽 모퉁이에서 튀기던 것이 지금 시내로 들어와서

화려한 네온을 옷 입고 있는 것뿐이다

그리고 1년 안에 그 중 70% 정도가 폐업하고 또 다른 이가 새로운 닭 집을 만든다

그리고 깡통을 차는 분들 부지기수다

그러니 그리스도인들도 이 생활의 염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악착같이 벌어야 한다 지출은 줄이고 수입은 널려야 미래를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교회를 생각하는 것보다 자기의 미래를 생각하는 게 우선이 된다

세상은 온통 생활의 염려로 밤잠을 설치고 병든다

싼 것 찾는다

이게 또 하나의 문제가 되는 것은 싼 것 찾다가 GMO 식품 범벅이 된다

우리나라 암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바로 GMO식품 때문이라고들 하는데 맞는 말인지는 나도 반신반의한다

 

오늘 우리나라의 수면제 시장이 최고로 호황이란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옛날에는 도덕적 각성 때문이었는데 요즘은

욕구불만 미래에 대한 근심 등이 더 심하다

졸피뎀의 판매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그렇다고 낫지도 않고

사람들은 약물 중독에 젖는다

수면제 시장의 증가는 우리나라의 미래 상항과 정비례 한다

 

생활의 염려는 마음이 둔해진다고 한다

그 둔한 마음으로는 그날이 뜻밖의 덫으로 임한다고 한다

그 날이 언제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내 인생의 그날은 이 염려로 칠한다

못된 성정만 남아 있고 남을 위한 생각은 저절로 없어진다

교회는 날로 황폐화 되어가고 교인들 간의 사이는 피폐되어간다

이생의 자랑이 아니라 이생의 염려로 잿빛 하늘을 살아간다

황금도성 저 하늘은 저 멀리서 혼자만 놀고 있다

형식이 지배하는 신앙을 미워하지 않는다 끼리끼리 놀기 좋아한다

어려운 사람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과부의 렙돈은 취급하지도 않는다

교회는 저절로 저 멀리 황혼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젠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교회가 복지의 앞장을 서야 한다는 거다

어려운 이웃을 챙겨주는 것이다

왜 성경은 아나니아라는 부자의 돈으로 복지를 하지 않고

가난한 과부 도르가의 손바느질한 돈으로 복지를 했을까?

깊이 있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나는 본다

 

오늘 한국 사회는 빠른 경제성장의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다

도농간의 차이

학벌간의 차이

빈부의 대물림

교회도 이런 일로 엄살을 앓는다 내가 왜 엄살이라고 표현했는지 아는가?

형식이 지배하는 교회가 벌써 도래했기 때문이다

생활의 염려는 마음마저 둔해져서

하늘 길이 막힌다

누가 시원하게 뚫어줄 것 같은가?

교단이 높은 건물 짓는 것으로 자기 의를 세워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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