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의 복음

by 김주영 posted Apr 01, 2017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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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성경을 편식했었다. 

한동안 건너 뛰다가 오랫만에 레위기를 들었다. 

 

한 때 레위기도 조목 조목 잘 씹어 먹던 때가 있었다. 

대학 다닐 때, 성소제도의 표상학이 오경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던 시절

레위기에 나온 성막의 식양을 따라 

종이에 그림을 그려 가며 열심히 읽던 때도 있었다. 

널빤지의 규격, 그 밑에 달린 발, 좌우를 연결하는 촉, 성막의 기둥 등등...

자로 재어 금 그려 가며 열심히 읽었다. 

 

그러다가 마치 식상한 것 마냥 오래 외면하다가 지난 주에 들었다. 

성경 읽는 것도 해야 하지만 듣는 것도 병행하기를 강추한다. 

눈에는 안보이던 것들이, 들을 때 귀에 쏙 들어오는 것이 있다. 

 

기록된 성경 없이 수천년동안 사람들은 말씀을 듣기만 하면서도 잘 믿고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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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16장 대속죄일.

그 날에도 짐승을  희생으로 드리고 피가 뿌려졌다. 

수송아지, 수양, 또 수양, 수염소, 아사셀 수염소

 

피의 제사가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의 표상이라면

대속죄일에도 바로 그 일이 있었다. 

 

왜 지금까지 십자가는 피흘림의 유월절이었고  

대속죄일은 무혈 정결인 것처럼 가르쳐 왔는지 모르겠다. 

 

성경 텍스트가 이보다 더 확실할 수가 있을까?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가

성막 (모든 성소 제도 자체) 를  지금까지의 비유 (9:9) 라 하지 않았던가?

모든 짐승의 피로 이루던 속죄는 십자가로 끝났다고 하지 않았던가

 

성소제도의 모든 것이 그리스도 십자가 이전이라고 읽지 않고

어떻게 다르게 읽을 수 있다는 말인가?

 

이건 다른 문제지만

유월절은 표상이나 원형이나 하루로 끝나고

대속죄일은 왜 백70 년이 넘도록 이어진다고 하는가?

우리 성소교리가  취약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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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에서 복음을 본 것은 

안식년과 희년 이야기다. 

 

땅은 여호와의 것이고  우리는 모두 객이고 세들어 사는 사람이다. 

아무도 영원히 땅을 소유할 수 없다. 

땅을 사고 파는 것은 그 위의 소산물의 양 (희년까지 남은 해를 따라 계산된) 을 사고 파는 것이다 !! (25:16)

(개역성경에는 분명하지 않지만 내가 들은 영어 성경에는 그 말이 확연했다. 

땅을 매매하는 것은 그 소출을 매매하는 것이지 그 땅의 소유권을 사고 파는 것이 아니다.)

 

이 얼마나 기가 막한 경제관인가?

후일에 토지 공개념이니 혹은 무슨 주의니 하는 이야기가 수천년전에 "나는 야훼다" 하는 명령으로 주어졌다. 

 

아마 한번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을 이 안식년과 희년의 복음

너무 좋아서 비현실적으로 들리는 이런 것이 복음이다. 

우리가 가르치는 구원의 복음 만큼이나 너무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으로 좋은 것 이것이 복음이었다. 

 

매 7년마다 땅을 쉬고 3년 먹을 양식을 주시겠다는 말씀대로 그렇게 먹으며

가난으로 땅과 집을 팔더라도 누군가가 물러 주며

그러지 않더라도 매 50년마다는 어김없이 돌아오게 되어 있는

아무도 부동산을 치부의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그 소출을 향유하다가 다시 돌려주는

그런 희한한 세상에 살아 보았으면 좋겠다. 

 

leviticu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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