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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감 posted Dec 19, 2016 Replies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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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국민 신망 저버리는 국회의원의 막말

  • 남대극 前 삼육대 총장

 

 
 

입력 : 2016.12.19 03:10

 

남대극 前 삼육대 총장남대극 前 삼육대 총장

국회 청문회 중계방송을 듣고 있노라면 '선량(選良)들이 쓰는 언어가 과연 저 정도밖에 되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의혹을 밝히고 범죄를 추궁하는 것이 청문회 목적이므로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무례한 언사와 예리한 지적은 별개의 것이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인격에 손상을 입히는 것까지 용납할 수는 없다. 청문회 문답이 엄정해야 한다는 것이 증인을 위협하거나 겁박해도 된다는 뜻은 더욱 아니다.

연만한 증인들을 앞에 놓고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시는 분들 손들어 보라"고 한다든지,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는 증인을 향하여 "당신은 죽어서 천당 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이 뽑은 지도자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다. "당신도 죽을 텐데 나중에 그 사람 어떻게 보려 하느냐?" "잔머리 굴리지 마라." "그런 능력으로 어떻게 대기업을 운영하느냐?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라"와 같은 발언은 무례를 넘어 비열한 막말에 속한다.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이 결과적으로 책임져야 할 죄책이 있다 하더라도 입법기관에서 행해지는 질문은 사법기관에서 벌이는 취조와는 구별돼야 한다. 무죄 추정주의는 선거법을 위반하고 당선된 시한부 국회의원이 세비를 타기 위해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증인은 아직 또는 영영 죄인이 아니다.

매년 있는 대정부 질문 시간에도 일부 국회의원은 나이와 경력, 실력에서 그들보다 월등한 장관들을 불러놓고 주인이 종 나무라듯, 또는 저잣거리에서 교양 없는 어른이 말 안 듣는 아이를 꾸짖듯이 고성과 폭언을 내뱉는다. 막무가내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누가 그들에게 주었는가?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4500만명 가운데서 뽑힌 300명으로, 각 의원은 15만명을 대표한다. 많은 특권과 혜택을 누리는 만큼 책임과 의무도 대단히 크다. 의무 가운데서 가장 큰 것은 그들이 대표하고 섬기는 국민의 신망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 행동과 언어에 모범이 돼야 하고, 도덕성과 품위의 고결을 유지해야 한다. 다음 청문회 때부터는 막말에 속하는 야비한 언어는 엄격히 규제 또는 자제하고, 오직 정확한 내용과 정연한 논리로써 사실을 바르게 규명하는, 품위 있고 규모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18/20161218015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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